‘불참석’ 예상됐던 장쩌민·후진타오··“건재 과시”

시진핑 ‘3시간 30분’ 마라톤 연설
92세 고령 장쩌민 지루한 듯 하품 연출
“대만 독립 불가” 발언에 우레와 같은 박수 나와

18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 참석한 시진핑(가운데) 국가주석, 장쩌민(오른쪽) 전 주석, 후진타오 전 주석/베이징=EPA연합뉴스


18일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개막식에는 불참 가능성이 제기됐던 장쩌민·후진타오 전 중국 국가주석이 나란히 참석해 주목을 끌었다.


이날 오전 9시 당 대회 개회 음악이 나오자 시진핑 국가주석은 이들 원로와 함께 2,000여명의 당 대표들이 모인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입장했다. 시 주석에 이어 두 번째로 입장한 장 전 주석은 올해 92세의 고령임에도 휠체어나 부축 없이 입장했지만 착석할 때는 보좌관의 도움을 받았다. 올해 76세인 후 전 주석도 건강한 모습을 보였다. 앞서 홍콩 매체 등 외신들은 시 주석이 이들 원로의 권력기반인 상하이방·장쑤방·공산주의청년당 등에 대한 숙청을 단행하고 있는 만큼 장쩌민과 후 전 주석이 19차 당 대회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는 쪽에 무게를 실어왔지만 예상을 뒤집고 건재함을 과시한 것이다.

이날 시 주석의 개막 연설(업무보고)은 무려 3시간 30분 동안 이어졌다. 68쪽에 달하는 보고서를 가득 채운 연설 분량은 3만여 단어에 달해, 5년 전 18차 당 대회에서 후 전 주석(2만8,733단어)을크게 넘어섰다. 고령의 장 전 주석은 시 주석의 연설 초반까지도 돋보기를 이용해 연설문을 읽어 내려갔지만, 1시간 반을 넘어서자 종종 시계를 들여다보는가 하면 피로 때문에 하품을 하거나 눈을 감고 있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후 주석은 연설문을 꼼꼼히 읽으며 메모를 했다. 연설을 마친 시 주석과 악수에 앞서 후 전 주석이 “세 시간이 넘었다”는 의미로 손가락 세 개를 내보이며 웃자 시 주석이 머쓱한 웃음을 짓기도 했다.

연설이 이어지는 동안 장내에는 60번에 달하는 박수가 터져 나왔다. 특히 시 주석이 대만의 독립문제를 언급하며 “중국의 영토를 중국에서 분열시키는 것은 절대 허락하지 않는다”고 말할 때 는 가장 크고 긴 박수소리가 이어졌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국가 주석이 3시간 넘게 업무 보고를 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중국의 처한 복잡한 상황을 시 주석이 충분히 알고 있으며 이를 풀어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느라 이렇게 많은 시간이 걸렸을 수 있다”고 해석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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