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소행성 ‘에로스(433 Eros)’를 탐사하기 위해 1996년 무인우주선 ‘니어슈메이커호’를 발사했다. 에로스를 택한 것은 궤도가 안정적이라 탐사선을 착륙시키기에 적당했기 때문. 탐사선이 보내온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는 놀라웠다. 200억톤에 달하는 알루미늄과 이와 비슷한 양의 금·백금·희귀금속들이 소행성에 존재했던 것이다. 이는 인류가 역사상 채취한 것보다 더 많고 당시 가치로만 따져도 20조달러에 달하는 엄청난 양이다. 금만 따로 채굴한다고 해도 당시 시세로 1조달러, 현재 가치로 5조달러를 넘는다.
인류가 땅속에서 캐내고 있는 금·니켈·알루미늄 등 중금속은 원래 지구의 것이 아니라는 게 과학계의 정설이다. 지구 형성과정에서 무거운 금속들은 대부분 안쪽으로 가라앉아 채취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대신 소행성과 운석·혜성들이 지구와 충돌하면서 자원을 지구로 넘겨줬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서드베리 분지가 대표적. 소행성이 이 지역에 떨어지면서 발생한 고열로 수백톤에 달하는 니켈과 구리 등이 땅으로 흘러 들어갔고 덕분에 서드베리 분지는 1883년 광맥이 발견된 이래 최근까지 지역 경제를 지탱하는 효자 노릇을 했다.
인류도 부의 원천인 금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다. 수은 등의 금속을 금으로 바꾸려는 연금술이 그것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원자를 바꿔야 하는데 여기에는 상상하기조차 힘든 어마어마한 에너지가 필요하다. 아이작 뉴턴 같은 위대한 과학자가 연금술에 도전했지만 실패했던 이유다.
우주에서 금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과학자들에 의해 증명됐다. 우리나라를 포함 전 세계 45개국 3,500여명의 과학자들이 중력파 관측장비를 이용해 이론으로만 존재하던 중성자별 충돌과정을 증명한 결과다. 이 충돌과정에서 발생한 엄청난 에너지와 중성자가 금과 백금 같은 희귀금속을 만들어냈다는 것이 과학계의 설명이다. 최근의 우주탐사 기술 발전 추세를 감안하면 우주판 골드러시 시대가 열리는 것도 그리 멀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송영규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