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화의 4차 산업혁명] '초생명사회'를 국가 브랜드로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KAIST 초빙교수
<52> 4차 산업혁명의 본질
단순 디지털 전환에 그치지 않고
AI 활용 데이터, 아날로그화 통해
현실-가상 융합…인간욕망 추구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논의가 봇물같이 터져 나오고 있다. 다보스포럼 의장인 클라우스 슈바프가 “인류가 겪었던 그 무엇과도 다르다”고 한 4차 산업혁명을 3차 산업혁명을 주창한 제러미 리프킨은 “아직 도래하지 않았고 현재는 3차 산업혁명의 연장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디지털 기술로 촉발되는 초연결 기반의 지능화 혁명’으로 정의한 바 있다.

슈바프가 언급한 클라우드,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바이오테크 등 첨단기술의 융합은 왜 기술이 융합하고 어떻게 융합하는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 독일의 인더스트리4.0에서 4차 산업혁명이 촉발된바 4차 산업혁명을 산업자동화로 오해하기도 한다. 미국의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4차 산업혁명으로 간주해 디지털 기술의 지능혁명으로 한계를 그은 것이 유 장관의 정의다. 4차 산업혁명은 기술융합 혹은 디지털 전환에 그치지 않는다. 이제 4차 산업혁명의 본질을 정리해보자.


우선 4차 산업혁명의 본질에 접근하기 위해 산업과 산업혁명부터 정의해야 할 것이다. 우선 산업은 인간의 욕망에서 발현한 수요를 기술 혁신으로 충족하는 과정으로 정의하고자 한다. 그러면 “욕망과 기술의 순환이 산업의 본질이 되고 산업혁명은 욕망과 기술의 공진(resonance)이 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기존의 산업혁명들은 각각 1차는 생존의 욕망과 기계기술, 2차는 안정의 욕망과 전기기술, 3차는 사회적 욕망과 정보기술의 공진으로 입체적 설명이 가능해진다. 단지 3차 산업혁명까지의 결핍의 시대에서는 기술 공급이 부족해 기술이 주도했을 뿐이다. 그런데 풍요로 가는 4차 산업혁명은 기술과 더불어 인간의 욕망을 통해 제대로 이해될 수 있다. 에이브러햄 매슬로의 욕구단계의 다음 단계인 사회적 표현과 자아실현의 욕망이 지능혁명과 공진으로 발현되는 것이 4차 산업혁명의 본질적 이해일 것이다. 기술혁신이 일자리를 줄이고 인간의 욕망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온 것이 산업혁명의 역사였다.

1, 2차 산업혁명으로 오프라인 현실 세상에서 인간의 욕망이 충족돼왔고 디지털 혁명이 초래한 3차 산업혁명이 만든 온라인의 가상세상에서 인간의 욕망이 좀 더 충족됐다. 그런데 현실과 가상을 융합하면 인간의 욕망을 더 쉽게 더 많이 충족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4차 산업혁명이 3차 산업혁명과 다른 점이다. 즉 3차 산업혁명이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기술로 온라인 세상을 만든 혁명이라면 4차 산업혁명은 다시 아날로그 전환(analog transformation)을 통해 가상의 데이터를 현실화하는 혁명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4차 산업혁명을 ‘인간을 위한 현실과 가상의 융합’으로 정의한 바 있다. 즉 4차 산업혁명은 “디지털 전환과 AI와 아날로그 전환 기술로 현실과 가상을 융합해 인간의 더 큰 욕망을 충족하고자 하는 혁명이다.”

이로부터 4차 산업혁명의 핵심요소들이 도출된다. 첫째는 현실을 가상화하는 디지털화 기술이다. 현실의 한계인 시간·공간·인간을 디지털화 기술로 데이터화하는 것이다. 다음은 인공지능을 활용해 마음대로 편집과 복제가 가능한 데이터의 세상에서 예측과 맞춤의 최적화를 도출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최적화 결과를 아날로그화 기술로 현실화하는 것이다. 즉 디지털 전환+인공지능+아날로그 전환의 3요소다. 최근 구글이 발표한 HW+SW+AI 전략과 맥락을 같이 한다.

주요 국가들은 독일의 인더스트리4.0, 미국의 디지털 전환, 일본의 소사어어티5.0 등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와 더불어 자국만의 브랜드를 확립하고 있으나 본질은 모두 현실과 가상의 융합인 CPS(cyber physical system)에 두고 있다. 이제 대한민국의 4차 산업혁명 브랜드로 초생명사회(Holocracy)를 제시하고자 하는 이유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