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치소에서 “심각한 인권침해”를 당했다며 국제사회에 이 문제를 호소할 예정이라고 보도한 미국 CNN 방송 내용. /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 측이 더러운 감방에 수감돼 있고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등 인권 침해를 당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충분한 진료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며 정면 반박했다. 최근 재판에서 직접 “정치보복”을 언급하며 사실상 재판 거부를 시사한 박 전 대통령이 새롭게 ‘인권’ 카드로 국제적인 여론전에 나섰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17일(현지시간) CNN은 “박 전 대통령의 국제법률팀 MH그룹이 그가 인권 침해를 받고 있다고 주장하는 내용의 문건을 유엔 인권위원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문건에는 박 전 대통령이 ‘더럽고 차가운 감방에 갇혀 있고 계속 불을 켜놓아 잠을 이루지 못한다’는 내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허리통증 및 무릎·어깨관절염 등 만성질환과 영양부족으로 고통받고 있는데도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고 제대로 된 침대에서 잠을 못 자 질환이 악화되고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법무부 교정본부는 18일 이 같은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즉각 반박에 나섰다.
법무부 관계자는 “유엔 인권위원회가 MH그룹의 진정을 받아들인다고 해도 한국 정부에 권고 이상의 조치를 하기는 어렵다”며 “다음달 9일 열리는 유엔 인권위원회의 한국 인권 상황 정례 검토에서 박 전 대통령의 상태를 이슈화하려는 의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은 바닥 난방시설과 TV, 관물대, 수세식 화장실 등이 구비된 적정 면적의 수용거실에 수용돼 있다”며 “취침시간에는 수용실 내 전등 3개 중 2개를 꺼 수용자 관리·보호를 위해 움직임을 관찰할 수 있는 정도의 조도로 낮췄다”고 설명했다.
박 전 대통령의 인권 침해 주장은 국제적으로 여론을 환기시키는 동시에 지지층의 결집을 불러일으키려는 목적인 것으로 예상된다. 인권 침해 의혹을 담은 초안도 유엔 인권위의 한국 인권보고서 작성 검토 시기에 맞춰 제출될 것으로 보인다. /권경원·이종혁기자 nahe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