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훈 "코리아 패싱 없다...文대통령 이르면 연내 방일"

이수훈 주일대사 내정자
'서경 펠로' 진창수 소장 주재
세종국가전략포럼서 밝혀

19일 서울 성남시 세종연구소에서 열린 제34차 국가전략포럼에서 참석자들이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위한 문재인 정부의 국가전략’을 주제로 토론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천해성 통일부 차관, 박준우 세종연구소 이사장, 진창수 세종연구소 소장, 이수훈 주일대사 내정자./사진제공=세종연구소
이수훈 주일대사 내정자는 19일 “매년 돌아가며 열던 한중일 정상회담이 지난 2015년 11월 이후 안 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일본이 (개최에) 적극적이고 한국이나 중국은 못할 이유가 없는 만큼 이르면 올해 내에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반도 주변 분위기가 엄중한 상황이기는 하나 중국의 19차 공산당대회와 일본의 중의원 선거 등이 끝나면 3개국 정상이 이른 시일 내에 한자리에 모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다.


최근 아그레망 절차를 마치고 다음주 일본으로 부임하는 이 내정자는 이날 경기도 성남 세종연구소에서 열린 ‘제34차 세종국가전략포럼’의 외교전략 세션 사회로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 내정자는 “북한이 계속 대화에 응하지 않고 있고 한반도 주변에 미국의 전략자산이 잔뜩 와 있는 등 군사적 긴장감이 매우 높다”며 “(이런 분위기가) 연말까지 계속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지만 정부는 돌파구를 찾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여러 곳에서 ‘코리아 패싱’ ‘문재인 패싱’을 얘기하지만 실제로 코리아 패싱은 없다”며 “미국과는 대통령은 말할 것도 없고 안보실장도 실시간으로 미국과 소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중국 관계에 대해서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때문에 긴장 상태인데 조금씩 풀려가고 있다”며 “중국 당대회가 마무리되면 전향적으로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고 이런 것이 잘 이어지면 한중 정상회담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내정자의 발언처럼 북핵 문제로 인해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 전체의 긴장감이 극에 달한 시점에서 열린 이날 포럼에서는 통일외교안보 분야 전문가들의 현 상황에 대한 진단과 정책 제언이 쏟아졌다. 이날 포럼을 주최한 세종연구소의 진창수 소장(서경 펠로)은 “유감스럽게도 우리가 대북 정책을 구상함에 있어 정책적 수단이 제한돼 있고 주변국 협조를 견인할 레버리지도 부족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라며 “한국이 과연 운전석에 있을 수 있느냐, 한국이 원하는 정책을 주도적으로 추진할 수 있느냐에 관심이 쏠려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발표자로 나선 김흥규 아주대 교수는 “한국 고유의 역량만으로 한반도 문제, 특히 통일을 추진하는 여건은 제한돼 있다”며 “독자적인 안보 역량을 확보하는 수순으로 미국과의 동맹을 견고히 하면서 중국과는 전략적 경제 협력 공간 확대에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김 교수는 “일본과 러시아와도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등 기존보다 균형적인 사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북한이 올해 말이나 내년 초 핵을 완성하고 ‘갑질’을 시작할 것”이라며 “진영을 뛰어넘는 심각한 상황 인식과 외교력 발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성남=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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