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투자금액이 1,000만원 단위인 해외국채는 일반투자자에게는 부담스럽다. 또 금융권 프라이빗뱅킹(PB)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일반고객 입장에서는 정보 접근성도 낮아 위험부담을 안아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해외투자 과실을 놓칠 수 없는 투자자들이 해외채권펀드에 집중하며 ‘알짜’ 수익을 챙기고 있다. 또 주식보다 안전자산으로서 선호도가 높으면서 일반 국채보다 수익률이 높은 글로벌 하이일드 채권펀드에 대한 관심도 높이고 있다.
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들어 해외 채권펀드에만 2조1,558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같은 기간 국내 채권펀드에는 5,878억원이 유입되는 데 그쳤고 국내 주식형에서는 6조5,366억원의 돈이 빠져나갔다는 점에서 해외투자 열풍을 확인할 수 있다.
수익률이 가장 높은 해외 채권펀드는 역시 신흥국 채권펀드다. 신흥국 채권펀드는 연초 이후 7.42%의 수익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북미채권, 글로벌 하이일드 채권 수익률은 5%를 조금 웃돌았다. 투자자들이 해외 채권펀드에 끌리는 이유는 주식형에 비해 안정적인 성과를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저금리로 국내 채권펀드에 대한 투자가 매력이 줄어들면서 고금리의 신흥국 채권펀드로 눈을 돌리고 있다. 국가별 신흥국 채권펀드의 인기는 국채 투자 패턴과 유사하게 나타나고 있다. 멕시코·브라질을 포함한 라틴아메리카와 아시아, 동유럽 신흥국 채권펀드의 인기가 국채와 견줄 만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국채는 부담스러운 투자자가 펀드에 투자하고 있는 셈이다. 개별 펀드 중에는 ‘미래에셋이머징로컬본드증권자투자신탁’에 연초 이후 가장 많은 335억원의 자금이 몰렸고 ‘삼성누버거버먼이머징국공채플러스증권자투자신탁’에도 195억원가량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그 외 ‘멀티에셋삼바브라질증권자투자신탁’ ‘미래에셋이머징달러회사채증권자투자신탁’ ‘멀티에셋삼바브라질연금저축증권자투자신탁’ 등 브라질 지역 채권펀드가 자금 유입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수익률도 높다. 53개 펀드 중 9개 펀드는 두 자릿수 수익을 냈으며 40여개의 펀드가 5% 이상의 성과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
10월 이후 세제개편안 통과 가능성 등 트럼프 정책 기대가 다시 부각되면서 전반적인 채권 시장 약세가 나타났다. 아울러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달러 강세 영향으로 신흥국 채권이 상대적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주의사항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신흥국 채권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유지하고 있어 앞으로 이 같은 신흥국 채권펀드의 인기는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안재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연준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재확인된 9월 FOMC 이후 달러가 반등하면서 신흥국 채권 하락폭을 확대했지만 10월 투자자금은 순유입세를 나타냈다”며 “주요 신흥국에서 통화 완화 기조가 유지되고 있고 경기 성장세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신흥국 채권의 투자 매력은 여전히 높다”고 말했다.
/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