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대한심장학회에 따르면 고려대안암병원 최종일 교수·조은영 박사팀과 동국대 의대 노승영 교수팀은 이 같은 연구결과를 최근 열린 추계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 최 교수팀이 지난 2007~2015년 건강보험공단 코호트(약 113만명)를 분석한 결과 1,979명(0.17%)에게서 급성 심장마비가 발생했으며 이 중 290명(14.7%)이 유전성 부정맥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서양(1~2%)은 물론 일본(약 10%)보다 훨씬 높은 비율이다.
최 교수는 “이번 연구는 우리나라 급성 심장마비의 원인을 분석한 첫 통계자료”라며 “가족 중 돌연 심장사나 부정맥 환자가 있는 경우 전문의와 상의해 미리 심전도 검사 등을 받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노태호 대한심장학회장은 “급성 심장마비로 인한 사망을 줄이려면 부정맥을 진단하는 심전도 검사를 국민 건강검진 필수항목에 추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심장마비는 대부분 흡연·고혈압·고지혈증 등으로 인해 심장의 근육층과 바깥막에 피를 공급하는 심장동맥(관상동맥)이 좁아져 생기는 심근경색 등 허혈성 심장질환이 원인인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급성 심장마비 환자 중 심근경색 등 허혈성 심장질환이 원인인 경우는 59%(1,174명)로 서양(70% 이상)에 비해 적었다.
급성 심장마비 발생자 가운데 61%(1,203명)는 빠르게 심폐소생술을 받아 생존했지만 39%(776명)는 사망했다. 연간 급성 심장마비 사망률은 10만명당 48.7명이었다. 심장의 펌프질이 갑자기 멈추는 급성 심장마비가 3분 이상 지속되면 뇌가 손상되고 5분이 넘으면 사망할 수 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