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 벌어진 이유는 자율주행차의 구조 때문이다. 자율주행차는 카메라와 각종 차량 센서, 통신을 통한 정보 등 막대한 데이터를 처리해 순간순간 의사결정을 하며 달려나가는 원리다. 때문에 반도체 등 처리장치 회사가 기술 개발을 이끌고 완성차와 부품사가 이를 뒤따르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자동차 산업이 탄생한 후 처음 벌어지는 일이다.
엔비디아는 기존의 중앙처리장치(CPU)로는 감당할 수 없던 데이터 처리를 GPU로 해결했다. 때문에 이 동맹에는 독일 폭스바겐·아우디·메르세데스벤츠, 일본 도요타와 독일 자동차 부품사 보쉬 등이 참여하게 됐다.
현대자동차그룹도 하루 빨리 동맹에 참여해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과 샤슈아 창업주의 지난 17일 만남이 주목받고 있다.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이 인텔 동맹 참여 문제를 논의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세르조 마르키온네 FCA 회장이 회사를 현대차그룹에 팔고 싶어한다고 알려진 가운데 이 인수합병(M&A)이 실제 성사될 경우 현대차그룹의 인텔 동맹 참여는 자동적으로 이뤄지게 된다.
이 같은 양대 동맹 외에 일본 도요타가 추진하는 기술 내재화 프로젝트도 눈에 띈다. 이는 도요타그룹이 계열 부품사와 함께 기술을 개발한다는 개념인데 완성차와 부품사를 한 그룹에 두고 있는 현대차그룹이 참고할 만한 모델이다.
현재 도요타 계열 부품사 덴소는 반도체 회사 ‘NSITEXE’를 세우고 데이터플로프로세서(DFP)라는 신개념 데이터처리장치를 개발하고 있다. 또 다른 계열사 아이신은 변속기·브레이크 등 기존 기능의 통합제어와 전자제어유닛(ECU) 기술을 고도화하는 등 소프트웨어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