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승강기업계 관계자들은 20일 경기도 시흥시 한진엘리베이터 사무소에서 열린 중소기업중앙회 주최 현장간담회에서 승강기 산업 정책 업무를 경제부처로 이관해달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주무부처 변경 주장 배경에 대해 “승강기 산업이 안전과 산업 발전이라는 투트랙으로 성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새 정부 출범 이전에 이런 건의를 했지만 새 정부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장주성 한국엘리베이터협회 전무는 “산업을 담당하는 경제 관련 부처가 승강기 산업을 담당해야 기술 정책이 나오고 제조업체가 투자해 부품을 개발·납품하는 선순환이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선순환 사이클이 없어 한국 승강기 산업은 뒤처지고 외국 기업들에 점점 종속된다고 그는 전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승강기 정책이 국제 기준은 물론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1명당 65㎏인 정원 기준이다. 이 기준은 1991년 제정된 ‘승강기제조 및 관리에 관한 법’에 명시돼 있고 이후 관련 법의 명칭 등이 변경됐지만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현재 승강기 안전과 관련한 국제 정원 기준은 1명당 75㎏이다.
인력 수급과 대기업, 다국적기업과의 경쟁에서 발생하는 애로도 크다고 승강기 중소기업들은 전했다. 박갑용 한진엘리베이터 대표는 “중소기업에 가장 중요한 게 인력인데 한국인은커녕 외국인도 구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외국인들은 기술을 익히면 다시 자기 나라로 돌아가 한국인을 채용하고 싶지만 외국인력도 구하기 힘들다”며 “정부는 채용하라고 촉구만 하지 말고 어떻게 인력을 구할지 방법을 알려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력을 구한 후에도 기술 숙련까지 2년 정도 시간이 걸리는데 정부가 그 기간 교육 비용 등을 지원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1987년 설립된 한진엘리베이터는 SH공사·LH공사·한국전력 등에 주로 납품하는 일반엘리베이터 회사로, 지난해 매출은 120억8천300만 원 정도다.
대기업과 다국적기업들이 하도급방지법을 어겨가며 시장을 왜곡시키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기영 송산특수엘리베이터 대표는 “대기업과 다국적기업들이 규모가 작은 지방 사업까지 모조리 가져가 중소기업이 살아남기 힘들다”고 호소했다. 그는 “분속 105m 이하 승강기는 현재 중소기업간 경쟁 품목으로 지정돼 있는데, 이를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산특수엘리베이터는 국내에서 몇 안 되는 독자기술 보유 회사로, 골리앗 엘리베이터·클린 엘리베이터·피난용 엘리베이터 등을 생산한다. /정민정기자 jmin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