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이 지난해 유통사업을 통해 13조7,000억 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형 마트 3사 보다 높은 수준이다. 하나로마트 등 농협 점포는 현행 법상 영업시간 및 의무휴업 등의 제한을 받지 않는다.
23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농협의 유통사업 매출 총액은 13조 7,426억 원을 기록했다. 농축협마트를 통한 매출이 8조7,017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유통계열사별로는 하나로유통이 3조 1,448억 원, 농협유통이 1조 3,542억 원 등이다. 농협은 전국 각지에 2,53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대형 마트인 하나로클럽이 전국에 32개, 하나로마트는 2,420개에 달하고, 각 지역 공판장들도 78개에 이른다.
농협의 유통수익은 대기업들이 운영하고 있는 대형 마트 3사보다 높았다. 같은 해 이마트는 11조 6,300억 원, 롯데마트는 8조 5,100억 원, 홈플러스는 6조 6,1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같은 농협 유통 성장 이면에는 각종 규제에서 제외된 것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유통업계의 분석이다. 현행 유통산업발전법 제12조에서는 ‘농수산물의 매출액 비중이 55% 이상인 대규모 점포’의 경우에는 영업시간 제한을 받지 않는다는 규정이 포함돼 있다. 사실상 농협을 위한 조치다. 정부는 해당 조항을 통해 국산 농산물을 장려해왔다. 아울러 최근 입법예고 된 ‘쇼핑몰 패키지 규제’ 법안에서도 농협은 규제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농협 유통시설에서 취급하는 품목이 다양해 지면서 사실상 마트와 크게 다를 바 없다”며 “대형 마트 성장이 주춤하는 동안 농협 유통은 거꾸로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