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패키지' 이연희·정용화의 여행이 특별한 이유…"인생은 여행"

멀리 여행을 떠나면 보이지 않던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 ‘더패키지’가 프랑스 패키지여행을 통해 전하고 있는 이야기도 역시 여행길에 담긴 우리의 인생이다.

JTBC 금토드라마 ‘더패키지’(극본 천성일, 연출 전창근 김진원)의 아름다운 프랑스 여행지들은 보는 것만으로도 여행 세포를 자극하고 가이드 윤소소(이연희)의 설명을 듣고 있으면 함께 여행을 하는 대리만족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패키지여행에서 가장 눈길이 가는 것은 여행지마다 담긴 여행자들의 솔직한 삶이다. 각자가 가진 사연은 물론, 낯선 곳에서 만난 사람들끼리 깊은 인연을 맺어가는 과정이 모든 장소와 시간마다 담겨있다.

/사진=드라마하우스, JYP픽쳐스
◆ 외로움 in ‘파리 에펠탑’

영원할 줄 알았던 사랑이 끝나고 에펠탑 앞에서 눈물을 흘렸던 소소는 화려하게 돌아가는 회전목마를 타며 “아무 이유 없이 울고 싶을 땐 여기를 찾았다”고 독백했다. 낭만적인 파리의 상징인 에펠탑이 소소에게는 외로움의 장소가 된 것. 소소가 산마루(정용화)의 눈물을 처음 마주한 곳도 바로 에펠탑이다. 소소와 마찬가지로 사랑하는 여자에게 배신당하고 혼자 패키지여행에 온 마루는 에펠탑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다. 이처럼 에펠탑은 누군가에겐 연예인을 본 것 같은 설렘을 주기도 하지만, 낯선 프랑스에서 혼자가 된 이들의 외로움이 가득 담겨있기도 하다.


◆ 삶과 죽음 in ‘오베르’

한평생 외롭게 살았던 고흐가 마지막 순간을 보냈던 오베르. 시한부 판정을 받은 한복자(이지현)는 이곳에서 삶과 죽음에 대해 깊은 사색에 빠진다. “세상에 나만 안 예쁘게 사는 것 같아”라며 죽고 싶다고 했던 복자는 결국 “진짜 살고 싶어요”라는 속마음을 고백했다. 진정으로 예쁘게 오래오래 살고 싶었던 그녀는 초라하게 죽음을 맞이한 고흐의 무덤을 바라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아내의 병을 알면서도 그 마음을 숨기려 오히려 말을 큰소리만 쳤던 싸움꾼 남편 오갑수(정규수)는 그런 아내의 마음을 아는지, 오베르 교회 소원 노트에 “여보 아프지 말고 오래오래” 복자의 삶을 간절히 빌었다. 눈물이 날까, 아니면 괜히 화를 내게 될까, 아픈 아내에게는 미처 하지 못했던 그의 애달픈 마음이 고스란히 드러난 오베르였다.

◆ 사랑의 운명 in ‘몽생미셸’

몽생미셸 수도원에서 결혼을 했던 소소는 같은 장소에서 혼자 눈물을 흘렸다. 한때는 사랑의 약속을 나눴지만 이제는 그 기억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아픔을 주는 몽생미셸. 하지만 운명의 상대를 만나 새로운 사랑을 시작할 수 있는 곳일 수도 있다. “천사의 발밑에서 영원한 사랑을 만난다”는 운명을 가졌다는 소소가 자신에게 천사의 발밑으로 가는 길을 열어줄 마루를 만났기 때문. “운명은 느낌인 것 같아요. 이게 운명이라고 느끼면 운명이고 아니라고 느끼면 아닌거죠”라며, 운명을 믿지 않는 소소에게 운명의 사랑일지도 모르는 그를 만난 몽생미셸. 이제 이곳은 소소에게 아픔이 아닌 새로운 사랑을 만난 특별한 의미가 담긴 장소로 기억될 수 있을까.

‘더패키지’, 매주 금, 토 오후 11시, JTBC 방송.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