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협회가 어제 브리핑을 열고 ‘증권사의 국내외 균형 발전을 위한 30대 핵심과제’를 발표했습니다. 초대형 IB 출범을 앞두고 협회 차원에서 증권사의 역량과 역할 강화를 위해 팔을 걷어붙인 것인데요. 시행 가능성이 큰 개선안이 있는가 하면 은행과의 갈등 등으로 실현이 어려워 보이는 과제들도 있었습니다. 오늘 투데이포커스에서는 30대 핵심과제에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시행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지 금융증권부 김성훈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앵커]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금융투자협회가 증권사 발전을 위한 30대 핵심과제를 발표했는데요. 우선 금투협이 왜 이 과제를 내놓은 것인지 설명해주시지요.
[기자]
네, 금융투자협회는 국내 증권사가 글로벌 투자은행과의 경쟁에서 밀리고, 국내 금융시장에서의 역할도 제한된 현재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핵심과제를 발표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금투협 측은 국내 증권사가 “자체적인 역량 부족 때문에 발전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도 있지만 은행 중심의 구조와 경직된 금융 규제로 인해 금융 환경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따라서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이 언급해온 ‘기울어진 운동장’ 문제가 있는지 금융 정책과 규제를 분석하고 해외 기관·전문가들과의 논의를 거쳐 완성한 것이 ‘30대 핵심과제’라는 것입니다.
금투협은 애초에 100가지 과제를 설정했지만 시행 여건 등을 고려해 증권사 사장단과의 토론을 거쳐 30개를 뽑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30대 핵심 과제의 주요 내용은 무엇인가요?
[기자]
네 30대 핵심과제는 크게 혁신성장 지원·기업금융 강화·가계 자산관리 지원·금융환경 변화 선도의 네 가지 방향으로 분류됩니다.
각 방향별로 7~8개의 추진 과제가 담겼지만 황영기 협회장이 직접 꼽은 과제들을 살펴보면 우선 IPO 활성화 방안이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증권사가 상장하지 않은 특정 기업의 지분을 5% 이상 갖고 있으면 해당 기업의 상장을 주관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제가 있습니다.
황 협회장은 “지분을 가진 증권사가 주가를 과대평가 하는 등의 문제가 생기는 것에 대한 규제이지만 규제가 아닌 처벌 강화를 통해 풀어야 할 문제”라며 “미국 등 해외의 제도와 같이 규제를 풀어 IPO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모험자본 활성화에 대한 과제도 있습니다.
현재 국내에는 상장이 어려운 우량 기업들을 위한 비상장기업 증시인 ‘K-OTC’ 시장이 있습니다.
하지만 코스피·코스닥 등과 달리 소액주주가 ‘K-OTC’ 시장에서 거래할 때에는 양도세를 내야 하는데 금투협은 이 때문에 소액주주 투자가 줄고 K-OTC 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한다고 분석했습니다.
따라서 K-OTC 시장에서의 소액주주 양도세 폐지를 추진해 비상장 우량기업이 자금을 더 확보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이 금투협의 계획입니다.
현행 퇴직연금의 대안인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기금형 퇴직연금’이란 퇴직연금을 개인별로 특정 금융사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기금형태로 모아 안전하게 운용해 보다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황 협회장은 “국민연금 등 연기금들은 가장 보수적인 방식으로 기금을 운용하지만 그러면서도 4~5%의 수익률을 낸다”며 2% 내외의 수익률을 보이는 퇴직연금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과제가 30개나 되는 만큼 시행 가능성이 높은 방안도 있고 추진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과제도 있을 것 같은데요. 우선 시행 가능성이 높은 과제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기자]
네 앞서 말씀드린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와 초대형 IB 관련 일부 제도는 오는 11월 국회에서 통과되면 바로 시행될 예정입니다.
이 외에도 사모시장과 전문투자자의 확대·IPO 관련 규제 완화·K-OTC 시장에서의 소액주주 양도세 폐지·기업금융 특화 증권사 선정 등은 중소기업 육성에 관한 정부 기조와도 일치하는 만큼 시행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ISA계좌 종류 확대와 로보어드바이저 비대면 일임계약 허용 등의 과제도 가계 자산 관리와 4차산업에 관련된 사항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빨리 추진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반대로 추진이 어려울 것 같은 과제로는 어떤 것들을 꼽을 수 있을까요.
[기자]
증권사 업무 확대에 대한 은행과의 갈등이 풀리지 않고 있는 만큼 관련 과제들은 상대적으로 추진이 어려워 보이는데요.
특히 증권사가 ‘외화이체, 일반환전’등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외국환 업무 허용 방안은 외환 업무가 은행 고유의 것이라는 은행권의 거센 반대에 직면해있습니다.
또 종합금융투자업자의 해외 현지법인에 대한 대출을 허용하겠다는 방안도 현재 초대형 IB의 대출 기능에 대해 은행권과 금융혁신위원회의 문제 제기가 있는 만큼 시행되기 어려워 보입니다.
[앵커]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증권사 발전을 위한 30대 핵심과제에 대해 김성훈기자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기자]
감사합니다.
[영상취재 김경진 / 영상편집 소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