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장 포화" 해외 현지 제작 속도내는 국내 배급사

5년 연속 관객 2억 명 기록 깨진다 위기감 속
한국 배급사 글로벌 영향력 확대 기대감
쇼박스, 할리우드·인도네시아 현지 제작
이자벨 위페르 등 주연 '더 위도우'
아이돌 소재 '포에버 홀리데이 인 발리' 내년 개봉
'수상한 그녀'로 성공 사례 쓴 CJ E&M
이번에는 일본, 베트남, 미국판 '써니' 제작
"장기적으로 국내보다 해외 매출 비중 높일 것"



국내 영화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가 되자 국내 굴지의 배급사들이 세계 최대 시장인 할리우드는 물론 최근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동남아시아 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완성작을 수출하거나 판권을 판매하는 방식이 아닌 현지 제작사와 손을 잡고 공동제작에 참여해 국내 배급사들의 글로벌 영향력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국내 배급사들의 이 같은 해외 현지 진출 전략은 지난 2013년부터 연속 4년 간 국내 영화 관객이 2억 명을 넘기는 등 성장을 지속했지만 관객이 급감해 올해는 이 기록이 깨질 수도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 속에 나온 것이어서 국내 영화 시장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영화 ‘더 위도우’ 주연 클로이 모레츠
영화 ‘더 위도우’ 주연 이자벨 위페르
올해 처음으로 천만 영화를 낸 배급사 CJ E&M(130960)도 이날 국내에서 745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 ‘써니’(2011)의 일본, 베트남, 미국 버전 제작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베트남 버전과 일본 버전은 내년 개봉을 목표로 지난 7월과 10월 각각 크랭크인했다. 일본 버전인 ‘써니: 강한 마음, 강한 사랑’은 ‘모테키: 모태솔로 탈출기’, ‘바쿠만’ 등을 흥행시킨 오오네 히토시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베트남판 ‘써니’인 ‘찬란한 날들’은 영화 뿐만 아니라 뮤직 프로듀서, 작곡가, 칼럼니스트로 유명한 응웬 꽝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다. 응웬 꽝 감독은 그가 연출한 대부분의 작품들이 해당 개봉연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현재 베트남 영화계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베트남판의 제작은 CJ E&M과 베트남 유력 제작사 HK FILM이 설립한 합작회사 CJ HK 엔터테인먼트가 맡는다. 또 CJ E&M은 영화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의 제작 총괄이자 뮤지컬 영화 ‘저지 보이스’의 책임 프로듀서 등 다수의 할리우드 작품에서 맹활약 중인 브렛 래트너가 대표로 있는 미국의 유명 투자 제작사 렛팩 엔터테인먼트와 미국판 ‘써니’의 시나리오를 개발 중이며, 조만간 감독와 배우 등 캐스팅에 나선다. CJ E&M은 그동안 완성작 및 판권 수출이 아닌 현지 제작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했다. ‘수상한 그녀’의 경우 한국과 중국, 베트남, 일본, 태국, 인도네시아 등에서 현지어로 만들어 개봉했으며, 영어, 스페인어, 터키어 버전으로도 제작 중이다. ‘수상한 그녀’는 앞서 개봉된 해외 5개 국가에서 약 780억원의 박스오피스 매출을 기록했다. CJ E&M은 앞서 “2020년까지 20편 이상 해외 로컬 영화를 제작하고, 10개 이상의 언어로 영화를 만드는 글로벌 제작 스튜디오로 도약할 것” 이라며 “국내 개봉작보다 더 많은 영화를 해외에서 만들어, 궁극적으로 해외 매출 비중이 국내 매출 비중보다 많아지는 구조로 바꾸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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