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다하미(오른쪽)·백여진 다함한복 공동 대표가 직접 만든 패션 한복을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다함한복
기모노를 입은 현지 학생들로 가득한 어느 일본 대학교 졸업식. 한국인 유학생의 패션 한복 복장이 눈에 띄었다. 전통 한복보다 치마 길이가 짧아 편해 보이면서도 생활 한복에 비해 색상과 무늬의 화려함을 놓치지 않은 디자인이었다.
해당 의상은 패션 한복 브랜드 ‘다함한복’의 백다하미(32) 대표가 유학생의 요청을 받아 손수 디자인해 만든 상품이다. 백 대표는 25일 기자와 만나“한국인 유학생이 찾아와 기모노보다 더 예쁜 패션 한복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며 “최선을 다해 만든 저희 한복을 입고 졸업사진을 찍은 그 학생은 무척 즐거워했다”고 말했다. 백 대표는 한복을 제작하기 시작한 후부터 일반 의류를 판매할 때보다 더 큰 뿌듯함을 느끼고 있다.
백 대표는 동생 백여진(27) 대표와 8년간 여성의류를 판매하다가 지난해부터 패션 한복 제작을 시작했다. 학교에 가거나 출근할 때 등 일상생활에서 기모노나 유카타를 즐겨 입는 일본 사람들을 본 후부터다. 백여진 대표는 “특별한 날에만 한복을 입는 우리 나라와는 참 많이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후 일상 생활에서 착용하기에 불편함이 없고 멋스럽게 입을 수 있는 한복을 만들어 판매해보자고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디자인을 전공한 언니 백다하미 대표가 상품을 디자인하고 제작하고, 동생인 백여진 대표는 운영과 마케팅 업무를 담당한다.
다함한복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저고리와 치마를 비롯해 자켓, 장신구, 신발까지 다양하다. 특히 치마와 저고리를 일체형으로 제작한 원피스 제품은 다함한복의 대표 상품이다. 지난해 특허등록한 이 제품은 편안함과 멋스러움을 동시에 제공한다.
주요 고객들은 20대 후반부터 30대 중반까지의 여성들로,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한다. 나머지 절반은 어린아이부터 40대 이상까지 다양한 연령층에 분포하고 있다. 백다하미 대표는 “고객의 체형에 따라 패션 한복을 맞춤 제작하면서 점차 단골 손님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결혼식 때 웨딩드레스 대신 한복을 착용하는 고객들이 많아져 올해에는 서브브랜드 ‘다함웨딩’도 론칭했다”고 강조했다.
한류 문화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다함한복을 찾는 외국 고객들도 상당하다. 이미 전체 매출 중 약 30% 정도는 해외 시장에서 나오고 있다.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를 통해 지난해부터는 영어, 중국어, 일본어 사이트를 구축했다. 외국인이 많이 찾는 서울 해방촌에는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며 고객들을 맞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대형 쇼핑센터에 입점하기 위한 계약도 진행중이다.
백다하미 대표는 “SNS를 통한 제품 문의와 구매 요청이 많아지고 있어 다양한 판로를 확보하려고 한다”며 “더 많은 해외 시장에 진출해 전 세계에 한복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 “남성용 한복에 대한 고객들의 요청이 많아 곧 출시할 예정”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일상 생활에서도 패션 아이템으로 한복을 입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주연기자 nice8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