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출시 AI스피커 '카카오미니' 미리 써보니] "날씨 어때" "제주도는" 물으면 문맥 파악 답변

대화 주고받듯 앞 이야기 기억
음성명령으로 '카톡' 문자 전송
일정 메모·알람 설정도 손쉬워
음악추천 기능은 큰 차이 없어



“헤이카카오, 카톡 보내줘”

지난 24일 서울 한남동 카카오 한남오피스에서 열린 인공지능(AI)스피커 ‘카카오미니’ 시연행사에서 카카오직원이 스피커에게 말을 건넸다. 카카오미니는 곧바로 “누구에게 보낼까요”라며 제법 사람처럼 응답했다. 직원이 “양사록님에게 카톡으로 ‘한남오피스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라고 보내줘”라고 명령했다. 곧 기자의 카톡에는 띄어쓰기까지 정확한 문장이 도착했다.


카카오미니 정식 판매를 앞두고 이날 열린 체험행사에서 카카오미니는 이용자의 음성 명령에 따라 음악 추천은 물론 주가와 환율, 날씨 정보, 심심할 때 재미를 위한 소소한 대화까지 다양한 기능을 척척 구현했다. 가장 큰 장점인 카톡과의 연동도 매끄러웠다. 카카오미니는 이름에 걸맞게 아담하다. 가로·세로 7.6㎝, 높이 11㎝의 직육면체 꼴로, 한 손에 쏙 들어온다. 무게는 390g으로 카카오프랜즈 캐릭터 인형도 눈길을 끈다.

‘헤이카카오’앱을 내려받아 설치할 때부터 카카오톡 아이디만 있으면 연동을 통해 쉽게 설치할 수 있다. 사용자 환경(UI)도 카카오톡이나 카카오택시, 카카오뱅크 등과 큰 차이가 없어 익숙한 느낌을 준다. “헤이 카카오”“카카오야” “카카오” “카카오미니” 등 웨이크업 워드를 부르면 윗부분에 장착된 LED 라이트링이 돌아가며 빛을 낸다. 카카오미니가 깨어났다는 신호다. 소음이 있는 상황에서도 쉽게 인식을 하며 한번 부르면 10초간 LED 등이 켜진 채로 명령에 귀를 기울인다.

가장 큰 장점은 역시 국민 모바일메신저인 카카오톡과 연동이다. 음성으로 카카오톡 메시지를 친구에게 보내거나, 자신에게 온 카카오톡 메시지의 개수와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중요한 일정을 메모하거나 알람을 설정할 수 있는 기능도 유용하다. 카카오미니에게 ‘7시에 A와 약속이라고 메모해 줘”라고 말하면 카카오미니가 ‘7시에 A와의 약속’이라는 메시지를 카카오톡 상의 ‘나와의 채팅방’으로 보내준다. 카카오 관계자는 “밤에 누워있을 때 생각나는 것들 앱으로 메모해 앱에서 봐야 하는 데 애는 카톡으로 보내주는 것이 편리하다”고 설명했다.

대화를 할 때 문맥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카카오미니는 실제 대화를 주고받는 것처럼 앞의 이야기를 기억해 답변한다. “오늘 날씨 어때?” 하면 현재 지역의 날씨를 대답하고, 이어 “제주도는?” 이라고 물으면 날씨를 물었던 전 대화의 문맥에 따라 제주도의 날씨를 대답한다.

멜론을 자회사로 보유한 카카오인만큼 음악 추천 기능도 강점이다. ‘야근할 때 듣기 좋은 음악 틀어줘’ 라거나 ‘운전할 때 듣기 좋은 음악 틀어’라는 명령에 연동된 스마트폰 사용자가 자주 듣는 음악을 추천하기 때문에 같은 명령어에도 누가 이용하는 음성인식스피커이냐에 따라 추천해주는 음악이 다르다. 다만 기존 음성인식 스피커 역시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후발 주자인 카카오미니가 제공하는 음악 추천 서비스의 큰 차이를 느끼기엔 어려웠다. 카카오는 지난달 18일 사전 예약을 받은 물량인 카카오미니 3,000대에 대한 제품 발송을 25일 시작했다. 정식판매는 11월 둘째 주 중 시작한다. 판매가격은 11만 9,000원이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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