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공화당 상원의원들과의 오찬에서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에 적합한 인사를 묻는 깜짝 표결을 벌였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을 배제한 채 제롬 파월 연준 이사와 존 테일러 스탠퍼드대 교수 2명만 후보로 거명한 것으로 전해져 연준 의장 연임이 사실상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 오찬에서 차기 연준 의장으로 선호하는 인물을 물으며 참석 의원들을 대상으로 거수표결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파월 이사와 테일러 교수, 옐런 의장 등 3명을 차기 연준 수장으로 고려 중이라고 밝혔지만 이날 표결 후보에서는 옐런 의장이 빠져 차기 의장 인선이 파월 이사와 테일러 교수 간 2파전으로 압축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뉴욕 월가 전문가들은 연준의 정책 연속성 등을 감안해 파월 이사의 의장 지명 가능성을 높게 보지만 공화당 의원들은 보다 더 매파인 테일러 교수가 연준 의장에 임명되기를 바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찬에 참석한 팀 스콧 의원은 “(거수표결에서) 테일러 교수가 이긴 것 같다”며 “하지만 대통령이 승자를 발표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 측근은 파월 이사와 테일러 교수로 후보군이 좁혀졌다고 확인하면서도 막판 예상 밖의 인물이 지명될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경제의 컨트롤타워인 연준 수장 임명을 너무 가볍게 여긴다는 비판이 제기됐지만 공화당 의원 중 상당수는 ‘대통령이 누굴 뽑으면 좋을지’ 편하게 의견을 묻는 정도였다며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