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외국인투자가들은 최근 1개월 동안 1조3,699억원 규모의 삼성전자(우선주 포함) 주식을 순매도했다. 다만 외국인투자가들은 2,265억원 규모의 삼성전자 우선주를 판 대신 보통주를 3,629억원어치 사들였다. SK하이닉스도 순매도 상위권에 올랐다. 기관·외국인투자가들이 1개월간 순매도한 SK하이닉스 주식은 9,914억원어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 들어 각각 49.3%, 78.4%씩 오르며 전반적인 증시 상승을 이끈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큰손들이 연말을 앞두고 차익실현에 나서는 모습”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기관투자가나 글로벌 헤지펀드, 외국계 운용사들은 이르면 10월 말부터 11월 사이 수익을 확정하기 위한 회계결산을 진행한다. 충분히 수익을 거둔 종목, 앞으로 상승세가 주춤할 것 같은 종목을 매도하거나 손실이 이어질 것 같은 종목의 비중을 줄이는 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 들어 급격한 상승세를 보인 만큼 일부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두 종목 외에도 LG디스플레이(034220)(2,590억원)도 외국인·기관이 최근 1개월간 순매도한 종목으로 꼽힌다.
기관·외국인투자가들이 대신 사들인 종목은 다양한 편이다. 기관투자가들은 최근 1개월 동안 NAVER(035420)(1,689억원), 코스피 상승세를 겨냥한 KODEX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1,636억원), 삼성물산(028260)(1,433억원), LG이노텍(011070)(1,096억원), 아모레퍼시픽(090430)(1,073억원) 등을 사들였다. 외국인투자가들은 셀트리온(068270)(2,666억원), 현대중공업(009540)(2,312억원), LG전자(066570)(2,298억원), 현대차(005380)(1,938억원) 등을 담았다.
올해 증시 상승을 이끈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지난주부터 상승 탄력이 둔화됐다는 분석이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실적 발표 이전에 급등한 종목들은 발표 후 상승폭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며 “이들 종목의 내년 실적은 올해만큼 상승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증시 주도주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