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1.4% ‘깜짝’ 성장…올해 3% 성장 눈앞에(종합)

수출 6.1%·정부소비 2.3% ‘훌쩍’ 뛰어
민간소비 0.7%로 여전히 느린 회복세
설비투자는 0.5%로 증가세 둔화 뚜렷

분기별 경제성장률 추이. /자료=한국은행
수출 호조와 정부 추경에 힘입어 올해 3·4분기(7~9월)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1.4%를 기록했다. 7년여 만에 최고 수준이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무려 3.6%의 성장률이다.

남은 3개월 동안 우리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하지 않는 이상 올해 ‘3% 성장’은 사실상 달성됐다. 한은은 4·4분기 성장률이 최소 마이너스 0.54%만 넘으면 올해 3%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한은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한층 높아졌다.

한국은행은 26일 ‘2017년 3·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를 발표하고 3·4분기 GDP가 1.4% 성장했다고 밝혔다. 우리 경제가 한 분기에 1.4% 성장한 것은 2010년 2·4분기(1.7%) 이후 7년3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분기 성장률은 지난 1·4분기 1.1%로 1년 반 만에 1%대로 뛰어올랐다가 2·4분기 0.6%로 주춤했다. 하지만 반도체 ‘슈퍼 호황’에 힘입은 수출 호조와 11조원 규모의 정부 추경 효과로 올해 3·4분기 우리 경제는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당초 시장 예상치는 0.8~0.9% 수준이었다.

부문별로 보면 국내총생산 가운데 수출이 6.1% 늘면서 전체 성장을 견인했다. 올 3·4분기 순수출의 성장기여도는 0.9%포인트로 전체 성장의 절반 이상(약 64%)을 차지했다. 2014년 1·4분기(1.1%P) 이후 14분기 만에 최고치다. 반도체와 화학제품, 자동차 업종이 수출 증가세를 이끌었다. 전 분기 수출 증가율이 마이너스 2.9%를 기록한 데 따른 기저효과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소비도 전 분기(1.1%)보다 2배 뛴 2.3%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2012년 1·4분기(2.8%) 이후 5년 반 만에 최대폭으로 늘었다. 일자리 창출 및 일자리 여건 개선 등에 역점을 둔 정부 추경이 빠르게 집행되면서 관련 지출이 늘어난 효과가 컸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10월 기준으로 추경 예산은 이미 81.6%가량 집행된 상태다. 긴 추석연휴를 앞두고 9월 의료기관 이용이 늘면서 이에 대응한 건강보험급여지출이 급증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대책 후폭풍에 빠르게 얼어붙을 것으로 우려됐던 건설투자도 건물건설을 중심으로 1.5% 늘면서 선방했다. 정규일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기존 (착공된) 공사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고, 정부 추경예산이 비주거용건물과 사회간접자본(SOC) 건설에 집중된 것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민간소비 개선세는 여전히 미흡하다. 올 3·4분기 민간소비는 0.7% 늘면서 전 분기보다 0.3%포인트 다시 뒷걸음질쳤다. 장기적인 추세를 보여주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증가율을 보면 1·4분기 2.0%, 2·4분기 2.3%에 이어 3·4분기 2.4%를 기록하면서 느리게나마 회복 추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수출의 ‘활황’이 내수의 온기로 연결되지 않는 현상은 여전하다.

올 초부터 우리 경제의 회복세를 주도해온 설비투자도 증가율이 0.5%에 그치면서 이번 분기에는 증가세가 다소 주춤했다. 다만 1·4분기 4.4%, 2·4분기 5.2%로 최근 워낙 높은 증가율을 보인 데 따른 기저효과도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하면 설비투자는 16.8% 늘어 호조세는 유지됐다.

3·4분기 ‘깜짝’ 성장으로 한은이 지난 19일 상향 전망한 올해 3% 성장 달성도 성큼 가까워졌다. 한은은 남은 4·4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 0.18~0.54% 사이를 기록하면 올해 3%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달 들어 한층 강력한 금리 인상 신호를 보내온 한은의 11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소재용 하나금융투자 이코노미스트는 “3·4분기 GDP가 2.9% 정도의 예상치를 충족하면 향후 한은의 금리인상과 정책 변경은 보다 정당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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