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은 현재 경제가 완만하게 성장하면서도 인플레이션 압박은 높지 않은 그야말로 ‘골디락스 경제’를 맞았다.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은 연간 3% 넘게 증가했고 글로벌 경제가 안정되면서 여러 산업 분야에 긍정적인 기업환경이 조성됐다. 일본,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및 미국 중앙은행들이 완화정책을 유지하는 가운데 주식시장에는 좋은 여건이 마련된 것이다. 실제로 유럽 증시는 상반기 호조를 보인 후 7·8월 잠시 주춤한 뒤 다시 반등 행진을 이어갔고 미국 성장주도 올해 들어 20% 넘게 상승한 ‘FAANG(페이스북·아마존·애플·넷플릭스·구글)’ 덕분에 가치주를 큰 폭으로 따돌리며 질주하고 있다.
신흥국 증시는 전반적으로 선진시장 대비 강세를 보였다. 통화 경쟁력이 높아지고 단기 채무 수준은 낮아지면서 외부 충격에 대한 건전성이 개선됐다. 또한 외국인 직접투자가 증가해 회수 가능성이 높은 단기적 투자자금에 대한 의존도도 줄어들었다. 현재로서는 연내 미국이 금리 인상을 하더라도 2013년에 신흥시장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테이퍼 탠트럼’과 같은 금융불안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최근 신흥국의 강세장은 이러한 거시적인 요인들보다는 지속적인 기업이익 전망의 개선에 따른 것으로 봐야 한다. 특히 신흥시장 내 차별적인 산업별 전망은 개별 종목 투자에 주의해야 할 점이다.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투자환경이 조성됐으나 여전히 위험요소는 존재한다. 먼저 금리가 예상보다 빠르게 오를 경우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 부동산주나 유틸리티주 등 금리에 민감한 종목은 특히 더 취약한 반면 저평가된 은행주나 경기민감주는 잘 버티기 마련이다.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전반적으로 주식시장 밸류에이션은 평균보다 높은 수준이나 다행히 아직은 거품 조짐이 나타나지 않고 있으며 지역별로 밸류에이션은 상이하다. 선진국 증시는 다소 고평가돼 있는 반면 신흥국 증시는 여전히 매력적이므로 지역에 따라 기회를 발굴할 수 있다.
글로벌 증시가 과거와 같이 높은 수익률을 이어가기는 힘들 것이다. 이와 같은 저수익 환경에서 벤치마크를 상회할 수 있는 종목을 발굴하는 것은 장기 투자목표 달성을 위해 필수적인 작업이다. 따라서 향후 글로벌 주식시장에서는 종목 선별 능력이 뛰어난 전문가들이 주목을 받게 될 것이다. 샤론 페이 AB 최고투자책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