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성적 학대까지 한 남편을 살해한 여성이 법원으로부터 징역 5년을 선고 받았다.

김동현 부산지법 형사6부 부장판사는 26일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여성 A 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전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A 씨는 올해 4월 30일 오전 4시쯤 자신의 집에서 잠을 자던 남편 B(35) 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다. 사건 당일 새벽 술에 취해 귀가한 B 씨는 A 씨를 화장실로 데려가 가위로 A 씨의 머리카락을 자르고 면도기로 성적 학대까지 한 뒤 잠들었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공판에서 A 씨 변호인은 “범행이 정당방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지만 배심원 9명 전부 정당방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배심원 전원은 범행 당시 A 씨가 심신상실 상태는 아니었지만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봤다.

재판부는 “A 씨가 지속적으로 가정폭력을 당했어도 남편의 생명을 해하는 것까지 용인된다고 할 수는 없다”면서도 “범행 당시 A 씨는 남편으로부터 폭행과 성적 학대 같은 위협을 당하던 심신미약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연주인턴기자 yeonju185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