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시에 따르면 산하 공기업인 SH공사는 ‘구룡마을 도시개발사업 추진 동의안’을 지난 16일 서울시의회에 제출했다. 지방공기업인 SH공사의 경우 관련 법에 따라 총 사업비 200억원 이상의 신규 투자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시의회 의결을 거치게 돼 있다.
동의안에 따르면 수용에 필요한 비용 4,344억원과 공사비 4,665억원을 포함해 총 1조3,957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이 중 SH공사가 6,122억원을 자체적으로 조달하고 주택도시기금 지원 552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7,283억원은 분양수익금 등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오는 11월께 시의회에서 동의안이 처리되면 내년 사업실시계획 인가를 거쳐 설계 및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재무성 및 경제성 분석 결과 사업성이 확보됐다는 게 SH공사의 판단이다.
SH공사는 사업 대상지인 총면적 26만6,304㎡ 중 총 2,692가구 규모의 공동주택(임대 1,107가구, 분양 1,585가구)이 들어서게 될 제2종 일반주거지역과 준주거지역 11만5,830㎡에 대해 국제설계 현상공모 및 특별건축구역 지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SH공사의 한 고위관계자는 “도곡동 타워팰리스 등 고급 주거시설들이 들어서 있는 주변 도시환경과 조화를 이루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구룡마을은 강남 지역 입지에 걸맞은 고급 주거단지로 재탄생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일반 분양가는 최소 3.3㎡당 3,500만원 이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전문위원은 “구룡마을 개발이 완료되면 서울 강남 한복판의 전원 속 새로운 주거단지가 돼 은퇴자 및 베이비붐 세대들의 선호도가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토지 보상 문제가 향후 개발사업 추진의 최대 난관으로 꼽힌다. SH공사는 보상을 위해 토지의 실제 소유주 등 현황을 조사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공영개발 방식이 확정되기 전 일부 토지주들은 민영개발 방식을 주장하면서 행정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최근 일부 토지주들은 새로 지어질 공동주택의 특별공급분을 요구하는 등 보상 방식에 대해 여전히 이견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박경훈기자 socoo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