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프라이빗커브
이번 콘서트는가을방학의 정바비가 지난 10월 25일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팬들에게 알린 소식 때문에 더욱 특별하다. “가을방학의 정바비입니다.”로 시작된 이 글에는 “저희의 연말 공연 [다들 잘 지냈나요 2017]은 제가 참여하는 마지막 가을방학 공연이 됩니다. 탈퇴하는 것은 아닙니다. 드문 경우이지만, 저는 소위 ‘스튜디오 멤버’ 로서 곡 작업 및 앨범 제작에만 참여하고, 2018년부터 라이브 활동에는 참여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라고 전하고 있다.계속된 그의 글에는 아티스트로서 음악에 대한 열정과 창작에 대한 깊은 고민이 담겨있다.이어, 정바비는“2017년 남은 공연을 마지막으로 저는 가을방학에서는 음반으로만 여러분을 만나게 됩니다. 앞으로 무대 중앙에서 노래하게 될 계피에게 아무쪼록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라고 마무리하며 멤버 계피에 대한 애정을 고스란히 전했다.보컬리스트 계피와 실력파 싱어송라이터 정바비로 구성된 가을방학은 2009년부터활동을 시작해‘가끔 미치도록 네가 안고 싶어질 때가 있어’, ‘취미는 사랑’, ‘좋은 아침이야, 점심을 먹자’ 등 진솔하고 위트 있는 가사와 담백하고 서정적인 멜로디로음악 팬들에게서 많은사랑을 받고 있다.
2017년 여름, 새 앨범<마음집>을 발표하며 삼성카드홀에서의발매 기념 단독 콘서트를 성황리에 개최한 바 있는 가을방학의연말 콘서트 ‘잘 지냈나요 2017’ 은 12월 29일과 30일 양일간세종문화회관 엠씨어터에서 진행된다.
고운 음악을 하는 아름다운 듀오 가을방학의 정바비와 계피를 한 무대에서 볼 수 있는 마지막 공연 ‘다들 잘 지냈나요 2017’의 공연티켓은오는 26일(금)낮 12시 인터파크를 통해 예매 가능하다.
<다음은 공식페이지에 올라온 정바비의 글 전문>
가을방학의 정바비입니다. 저희의 연말 공연 [다들 잘 지냈나요 2017]은 제가 참여하는 마지막 가을방학 공연이 됩니다. 탈퇴하는 것은 아닙니다. 드문 경우이지만, 저는 소위 ‘스튜디오 멤버’ 로서 곡 작업 및 앨범 제작에만 참여하고, 2018년부터 라이브 활동에는 참여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음악이란 직업은 다양한 시간을 포함합니다. 오롯이 혼자 영감을 벼르는 순간이 있고, 녹음실에서 이를 기록하는 나날이 있습니다. 사람들 앞에서 자기를 알려야 하는 타이밍이 있고 우리를 보러 귀중한 주말 한 토막을 덜어낸 분들에게 노래와 연주로 보답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분명, 어떤 뮤지션은 공연장에서 빛이 납니다. 하지만 저와 같은 타입의 사람은 홀로 사색하고 망상하며 악기와 컴퓨터를 붙들고 씨름하는 시간이 사실 제일 중요합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제게 가장 중요한 그 ‘창작의 시간’ 이 점점 줄어듦을 느낍니다. 그래서 계피와의 상호 동의 하에 휴지기를 가지기도 했고 큰맘 먹고 작업공간을 새로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올해도 꽤 긴 기간 쉬고 가을방학 활동을 시작했으나 역시 비슷한 한계를 느낍니다. 횟수가 작다 해도 큰 공연들이 잡히는 한, 새 작업에 대한 마음의 여유 공간은 생기질 않네요. 그리고 결국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저에게 기대되는 부분은 라이브 기타연주보다는 가을방학의 신곡이겠지요.
제가 존경하는 뮤지션인 브라이언 윌슨은 비치 보이스의 인기가 절정이던 무렵 나머지 멤버들끼리 순회공연을 가라고 하곤 스튜디오에 틀어박혀서 차기작 녹음에 몰두했습니다. 프론트맨이었던 그가 라이브를 포기하는 바람에 만들어질 수 있었던 [Pet Sounds]는 지금까지도 미국 팝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작품으로 손꼽히지요. 물론 저를 브라이언 윌슨에 견주는 건 넌센스지만, 공연을 그만두는 이유만큼은비슷한 듯싶습니다.
해서, 2017년 남은 공연을 마지막으로 저는 가을방학에서는 음반으로만 여러분을 만나게 됩니다. 앞으로 무대 중앙에서 노래하게 될 계피에게 아무쪼록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서경스타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