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잇단 호재에 실적 쑥...'전자' 안 부럽네

연말 3공장 완공...생산량 세계 1위
유럽 신약 승인으로 선점효과 톡톡
3분기 영업익 205억 '흑자 전환'
주가 올들어 150% 넘게 올라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의 주가 상승세가 삼성전자 못지않다. 주가 상승세만으로는 삼성의 차세대 먹을거리로 바이오가 자리를 잡는 분위기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 거래일 대비 1.51% 상승한 37만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지난 9월 이후 이어진 상승 피로감에 최근 하락세를 탔지만 전날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 발표에 주가가 다시 자극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13일에는 증권사가 목표주가인 40만원을 넘어서 장중 최고가인 41만1,0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올해만 150%가 넘는 주가 상승을 보이면서 지난해 11월 상장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가총액도 수직 상승했다. 시가총액 순위는 이달 17일 7위까지 올라서기도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승세는 규모의 경제와 해외 시장에서의 실적이 이끌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18만ℓ의 바이오의약품 생산량을 보유해 베링거인겔하임과 론자에 이어 글로벌 3위 업체이며 연말 18만ℓ의 3공장이 완공되면 총 36만ℓ로 글로벌 1위에 올라설 것으로 전망된다. 경쟁사인 베링거인겔하임과 론자의 증설 우려가 있지만 경쟁사의 공장은 완공된 지 20~30년이 돼 생산효율이 낮고 유럽·미국·아시아 등에 공장이 분산돼 있어 대량 생산에 불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태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바이오 신약 출시에 따른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전문기업(CMO) 시장의 확대와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개화, 신약 개발사의 생산 아웃소싱 비중 확대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며 “최신식 설비를 갖추고 36만ℓ의 생산공장이 송도에 위치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쟁력이 우위에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인천 송도의 제2공장이 미국식품의약국(FAD)의 승인을 받으면서 미국 진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것도 실적 기대감으로 작용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 개발 업체인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빠른 성장도 주목된다. 세계 최초로 엔브렐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해 유럽에 출시했으며 일부 국가에서 시장점유율 30%를 상회하는 등 우수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개발 중인 허셉틴 바이오시밀러도 1위 업체인 바이오콘-밀란의 허가 지연으로 글로벌 시장에 첫 번째로 출시될 예정이다.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도 셀트리온에 이어 두 번째로 판매를 개시했고 란투스와 휴미라·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도 선두권이다. 마케팅파트너가 머크와 바이오젠이라는 점도 삼성바이오로직스에는 긍정적인 요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1년 설립 후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다 상장 직전인 2015년 회계연도에 1조9,000억원 규모의 흑자를 보이면서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가치가 부풀려졌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한국거래소는 유가증권 상장 규정을 개정해 3년 연속 적자기업의 상장을 가능케 하는 등 특혜 상장 의혹도 불거졌다. 하지만 이러한 논란을 실적을 앞세워 잠재우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3·4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1.5% 늘어난 1,274억원이다. 영업이익은 205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다만 자회사 콜옵션 평가손실이 반영돼 31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나타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체적으로 나스닥바이오기술지수(NBI)가 나쁘지 않아 국내 제약 업종이 상승세를 이어가는 것 같다”면서도 “제약 업종마다 실적이 다른 만큼 선별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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