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4년 10월 27일 갑자기 날아든 신해철의 사망 소식은 도무지 믿기 힘든 이야기였다. 마왕이라 불리 울 만큼 강한 이미지를 가졌던 사람의 죽음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황망한 죽음이었다.
/사진=KCA엔터테인먼트
“이 곡은 내가 죽으면 뜰 것이다. 내 장례식장에 울려 퍼질 곡”이라고 평소에 이야기 했던 ‘민물장어의 꿈’이 그의 빈소에서 흘러나왔고 가족, 동료 가수들을 비롯해 수많은 팬들이 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하기 위해 빈소를 찾았다. 그리고 오늘(27일), 고(故) 신해철의 3주기를 맞아 유해가 안치된 경기도 안성 유토피아 추모관에서 신해철의 유족들과 넥스트 멤버들, 팬클럽 철기군, 그리고 그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함께하는 3주기 추모제가 열릴 예정이다.
이날 추모식은 가족들만 참석하는 제사에 이어 ‘민물장어의 꿈’ 합창, 헌화식, 퍼플리본 달기 등 그를 추억하는 행사로 진행될 예정이며, 이와 함께 새로 마련된 신해철 안치단도 새롭게 공개될 예정이다.
뿐만아니라, 오는 11월에는 신해철을 추모하는 콘서트까지 열릴 예정이다. ‘마왕의 귀환’이라는 콘셉트로 오는 11월 19일 열릴 고 신해철 3주기 콘서트는 신해철을 최첨단 홀로그램으로 복원해 마치 실사가 움직이는 듯한 효과를 구현해 행사에 참석하는 다른 가수들과의 무대가 어우러질 예정이다. 해당 콘서트에는 고 신해철이 생전에 활동했던 밴드 넥스트와 밴드 이브, 이정, 크라잉넛 등이 함께 한다.
이와 더불어 경기도 성남시 소재의 고 신해철의 생전 작업실 주변에는 ‘신해철 거리’가 조성돼 오는 12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도 함께 들려오고 있다. 한 시민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이 사업은 유족과 지역주민, 행정기관이 함께 머리를 맞대 차근차근 추진돼왔다.
‘신해철 거리’에는 고인을 추억하고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동상과 거리를 나타내는 상징 게이트, 팬들이 남긴 추모글과 고인이 남긴 말 등을 담은 추모 블록도 설치된다. 또 생전에 음악작업실로 사용하던 지하실은 리모델링을 거쳐 유품과 함께 시민에게 개방할 예정이라고 알려졌다.
지난 2014년 10월 17일 S병원에서 장 협착증 수술을 받은 후 심각한 통증을 호소하며 입원을 반복한 신해철은 10월 22일 오후 갑작스러운 심정지로 심폐소생술을 받았다. 이후 서울 아산병원으로 후송돼 응급수술을 받았으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해 결국 생을 마감하고 말았다. 사인은 저산소 허혈성 뇌손상.
당시 유족과 동료들은 신해철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대해 의료사고를 의심했고, 당초 계획했던 장례절차를 미루고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실시했다. 부검 결과 S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이후 생긴 소장의 구멍으로 인해 염증이 발생했고 이 염증이 퍼지면서 사망에 이른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신해철의 유족은 2015년 5월 수술을 집도했던 S병원 원장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고, 약 2년 간의 법정 싸움 끝에 45억원 가량의 손해배상 소송에서 16억원의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았다. S병원 원장 K씨는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1심 형사 재판에서 금고 10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으나 유족 측은 양형부당으로 검찰에 항소의견을 제출했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한편, 1988년 MBC ‘대학가요제’에 ‘무한궤도’라는 팀으로 참가해 ‘그대에게’라는 곡으로 대상을 수상한 신해철은 이후 1992년 밴드 ‘넥스트’를 결성해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이후 ‘슬픈 표정하지 말아요’, ‘일상으로의 초대’, ‘우리 앞의 생이 끝나갈 때’ 등 수많은 히트곡을 배출하며 많은 공감과 위로를 전했다.
/서경스타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