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신선함 없는 개편’ 패션앤…고민 없는 변신 ‘갈 길이 멀다’

패션&뷰티 채널이었던 패션앤이 2017년 11월을 기점으로 8년 만에 개편을 단행한다. 여성 포탈 라이프스타일 채널로 거듭난다는 것이다. 하지만 개편이라고 하기에는 큰 변화는 보이지 않는다.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한 패션앤의 개편은 과연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27일 오전 서울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패션앤 개편 & 프로그램 설명회’와 더불어 하반기 새롭게 론칭하는 ‘마이 프라이빗TV’ ‘마마랜드’ ‘화장대를 부탁해’의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김기수, 채연, 이특, 한채영, 청하, 루나, 리지가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열린 패션앤 개편 & 프로그램 설명회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사진=지수진기자
지난 2009년 개국된 패션앤은 주로 뷰티와 패션에 대해 다루며 채널의 색을 드러내왔다. 지난 7년 동안 패션앤은 방송 프로그램 포맷 수출 및 디지털 콘텐츠 성과를 이뤄냈다. 패션앤을 넘어 티캐스트 대표 프로그램으로 꼽히는 ‘화장대를 부탁해’는 중국, 대만, 일본에 포맷이 판매되는 등 대한민국을 넘어 아시아가 살아하는 뷰티 프로그램으로 지속 성장 중이다. 여기에 올해에는 포맷이 태국에 판매돼 11월8일 cHannel ONE에서 첫 방송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온라인상에서 유의미한 성과 또한 주목할 만하다. SNS 통합 50만 팔로워, 콘텐츠 도달 효과 4,500만뷰(2017년 현재) 돌파 등 온라인상에서 성과를 거둔 것이다. 이를 지속 확대하기로 한 패션앤은 채널 영향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이번 개편과 관련해 패션앤은 “채널의 영향력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20~30대 여성들의 가치관을 반영해 그들의 삶을 향유할 수 있는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라며 “정보에 민감한 디지털 세대의 눈높이에 맞는 세분화된 정보와 다양한 즐길 거리를 콘텐츠로 가공해 그들과 소통할 수 있는 디지털 창구로서의 역할 또한 확고히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개편을 맞이해 패션앤이 준비한 신규 프로그램은 2017년 4분기에만 네 개다. SNS 상에서 연예인보다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SNS 스타 5인의 일상을 담은 리얼리티 ‘in스타라이브’와 따라 하고 싶은 워너비 스타들의 프라이빗한 일상을 담은 ‘마이프라이빗TV’, 스타 워킹맘이 들려주는 출산과 육아, 현업 복귀 스토리를 담은 ‘마마랜드, 패션앤을 대표하는 프로그램인 ‘화장대를 부탁해3’를 차례대로 선보인다.

‘마이 프라이빗TV’는 방송에서 공개되지 않은 워너비 스타들의 있는 그대로를 100% 셀프 카메라를 통해 엿보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배우 손담비, 추수현, 조혜정이 출연해 리얼한 일상을 선보인다. 손담비와 추수현, 조혜정은 제작발표회에서 “대중에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도전을 하게 됐다. 꾸미지 않는 털털한 일상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줄 것”이라고 각오를 다녔다.

김성은, 이현이, 김나영이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열린 패션앤 개편 & 프로그램 설명회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사진=지수진기자
‘마마랜드’는 엄마들의 워너비 스타의 일상을 보여줄 리얼리티 예능프로그램으로 방송인 김나영, 배우 김성은, 모델테이너 이현이가 출연한다. ‘워킹맘’의 삶을 살고 있는 이들은 육아와 워킹맘의 고충을 토로했다. 김성은과 이현이, 김나영은 입을 모아 “보여주는 직업이기에 화려해 보이지만, 우리도 일반의 엄마들과 똑같다. ‘워킹맘’의 리얼한 일상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육아프로그램이 많았는데 실제 워킹맘의 모습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은 없었던 것 같다”고 말문을 연 이현이는 “일하는 모습과 육아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제작진 분들도 일하면서 느끼는 육아의 고충을 담고 싶어서 취합을 잘했다고 생각한다. 육아와 일을 잘 담고 있는 것 같다”며 “사람들이 오해하는 부분이 많다. 너무 모델 룩으로 멋있는 옷을 입고 애를 보지 않을까 하는데 저 또한 편한 옷을 입고 아이를 돌본다. 저희도 그냥 엄마고 한 사람의 집에 편안하게 있다”고 털어놓았다.


김성은은 “사생활을 보여주는 것이 부담스러웠는데 배우의 모습 뿐 아니라 사생활도 궁금해 하시는 거 같아서 출연 결심했다”며 “방송을 위해 뭘 하고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일상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김나영은 “엄마가 되면서 아침이 많이 달라졌다. 혼자였을 때는 늦잠도 자고 그랬는데, 지금은 제 의지에 의해서 일어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아이에 맞춰 일어난다. 그래서 최대한 일찍 자려고 많이 노력을 한다”며 “쉽지는 않지만 지금의 행복이 크다“고 엄마가 된 만족감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현장에서 공개한 패션앤의 프로그램은 ‘화장대를 부탁해3’였다. 이특, 한채영, 청하가 진행을 맡고, 에프엑스 루나, 리지, 김기수, 채연이 금손 마스터로 합류했다. 시즌3의 새로운 얼굴로 청하는 본격적인 프로그램 설명에 앞서 “선배님들게서 워낙 잘 챙겨주시고 이끌어 주셔서 최대한 막내답게 밝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새로운 시즌으로 돌아온 ‘화장대를 부탁해3’는 전문가인 뷰디 아티스트와 연예계 대표 금손 아티스트들과 뷰티대결을 펼친다. 한채영은 “대결을 하시는 분들이 부담이 될 것 같다. 메이크업이 점점 어려워지고, 저게 가능할까 싶은 그런 메이크업이 많다. 보는 사람들도 재미를 느끼고 긴장도 많이 될 거 같다”고 고백했다.

추수현, 손담비, 조혜정이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열린 패션앤 개편 & 프로그램 설명회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사진=지수진기자
“직업에 대해서 경계가 많이 무너진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한 한채영은 “채연언니 같은 경우 원래 화장을 잘 하는 걸 알았는데 이번을 통해서 다시 한 번 느꼈다. 그리고 김기수의 화장은 생각보다 더 충격적으로 잘해서 놀랐다. 남자 연예인이다보니 원래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아닌데 화장을 잘 할 수 있을가 생각을 했는데, 대기실로 돌아가면서 획기적인 것 같다고 말을 했었다”며 “연예인 분들이 기존 메이크업 아티스트 못지않게 잘 하더라”고 감탄했다.

채연은 “제가 얼마 전에 전문가 선생님께서 ‘긴장해야겠다’는 말을 하는 걸 들었다”고 덧붙였ㅆ다.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돌아왔다고 말한 패션앤이었지만, 정작 신선함은 없었다. 연예인의 일상을 공개한다는 리얼리티 ‘마이 프라이빗TV’는 이미 너무 많은 채널에서 제작된 프로그램이다. 차별화로 선택한 ‘셀프 카메라’ 또한 이미 오래전부터 사용됐던 소재이며, 특별하게 전해주는 것이 없는 가운데, 왜 시청자들이 이들의 사생활을 지켜봐야 하는지에 대한 설득력도 부족하다.

워킹맘의 육아를 다룬다는 ‘마마랜드’ 또한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이미 너무 많은 프로그램에서 워킹맘의 육아고충을 다룬 만큼 신선하다거나 특별함이 부족한 것이다. 이 같은 문제점은 ‘화장대를 부탁해3’ 또한 마찬가지였다.

개편이라고 했지만, 그 어디에서도 변화에 대한 고민이나, 신선함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더욱이 20~30대 여성의 라이프를 타깃으로 했다고 하지만, 여전히 패션앤은 뷰티와 패션에만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이들이 가지고 있는 주된 관심사나 걱정, 사회에 대한 인식 등과 같은 진지한 고민을 다루지 않은 패션앤의 개편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지 미지수이다. 이제 시작되는 패션앤의 개편, 과연 시청자들의 박수를 받을 수 있을까. 패션앤의 개편은 11월1일부터 시작된다.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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