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임금 패소 직격탄' 기아차, 10년 만에 분기 적자

기아차 “통상임금 충당금 빼면 영업이익 감소율 급감”
美·中서 판매 급감... 단가 상승해 매출액은 성장

기아자동차가 지난 8월 말 통상임금 소송 1심 패배 여파로 10년만에 4,0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연합뉴스
기아자동차가 지난 8월 말 통상임금 소송 1심 패배 여파로 올해 3분기 장부상 4,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통상임금 패소가 최종 확정될 경우를 대비해 소급 지급할 급여 등 약 1조원을 손실 예상 비용(충당금) 처리했기 때문이다. 기아차의 분기 영업손실은 10년 만의 일이다.

기아차는 3분기 매출과 영업손실을 각 14조1,077억원, 4,270억원으로 27일 공시했다.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11.1% 늘었지만, 2007년 10월(1,165억원 영업손실) 이후 10년 만에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통상임금 관련 비용을 제외하면, 3분기 영업이익 감소 폭은 10%대로 떨어진다고 기아차는 설명했다. 기아차의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감소폭은 올해 1분기(39.6%)와 2분기(47.6%) 30~40%대까지 기록했다.


3분기 기아차의 세계 시장 전체 판매량(공장출고 기준)은 69만28대로 작년 3분기보다 0.8% 늘었다. 국내 공장 생산분의 경우 내수·수출 동반 증가로 1년 전보다 17.9% 많았지만, 해외 공장의 경우 중국·미국시장 부진 영향으로 판매량이 15% 뒷걸음질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지난 3분기 매출은 늘었으나 통상임금 판결에 따른 1조 원 가량의 비용이 반영돼 영업이익은 10년 만에 적자 전환했다”며 “하지만 재무상 불확실성이 없어지고 스팅어, 스토닉 등 주력 신차의 글로벌 판매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등 긍정적 요인도 많아 수익성 방어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올해 9월까지 누적 실적을 보면, 매출(40조5,300억원)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8% 성장한 반면, 영업이익(3,598억원)과 경상이익(8,370억원), 당기순이익(8,632억원)은 각 81.4%, 72%, 64.5% 급감했다. 매출의 경우 레저용 차(RV) 등 고부가가치 모델 판매 확대로 판매 단가가 오른 것이 성장 요인으로 꼽힌다.

1~9월 세계 시장 총 판매량은 205만1,985대로 1년 전보다 6.6% 줄었다. 특히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갈등, 구매세 지원 축소 등으로 인해 중국 판매량 감소율이 40.9%에 달했고, 미국 시장에서도 주력 모델의 ‘노후화’에 따른 판매 감소와 시장수요 둔화 등으로 판매량이 6.9% 줄었다.

국내 시장의 경우 스토닉, 니로, 쏘렌토 등 RV 모델의 안정적 판매에 힘입어 3분기 판매량이 지난해 3분기보다 10.5%가 늘었지만,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에 따른 상반기 수요 둔화 영향이 커 올해 전체 누계 판매량은 1년 전보다 2.3% 감소했다. /임우철 인턴기자 dncjf845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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