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팁] 크론병 등 염증성 장질환 원인은

예병덕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유전적 요인 가장 크지만
서구화된 식습관·흡연도



장에 만성적 염증이 지속되는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등 염증성 장질환 환자가 늘고 있다.

10~20대의 젊은 층 환자가 많은 크론병은 입부터 항문까지 음식물을 소화하는 데 관여하는 장 전체에 걸쳐 염증이 여러 곳에 산발적으로 퍼져 있는 질환이다. 복통·설사·체중감소·식욕감퇴·미열·피로감 등이 주요 증상이다. 항문 주위 농양(고름)이나 치루 등 항문 주변에 염증도 나타난다. 크론병이 지속되면 장이 좁아지거나 구멍이 나는 합병증이 생길 수 있고 심한 출혈도 발생할 수 있다. 대장암과 소장암 발병 위험도 증가한다.


궤양성 대장염은 염증이 주로 대장에만 생기는 질환이다. 대장 점막 표층부에 염증이 생겨 대장 점막이 충혈되고 붓고 출혈을 일으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궤양성 대장염도 20~30대 연령층에서 높은 발병률을 보이기는 하지만 60세 이상 연령층에서도 발병률이 늘고 있는 추세다. 궤양성 대장염의 주요 증상은 혈성 설사, 점액질이 섞인 변, 참기 어려운 변의이고 병세에 따라 복통·탈수·열감·빈혈·체중감소 등도 나타날 수 있다.

염증성 장질환의 원인은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지만 유전적 요인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난다. 서구화된 음식 문화 또한 발병 원인 중 하나로 추정되고 있다. 흡연도 크론병 발병을 촉진하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염증성 장질환은 초기에 과민성 장증후군, 장염, 치질 등으로 생각되기 쉽지만 만성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수개월 동안 복통·설사 등의 증상이 지속되고 특별한 이유 없이 체중이 줄거나 혈변이 나타나면 염증성 장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염증성 장질환의 치료 목표는 증상을 완화하고 장 손상을 지연시키거나 막아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우선은 약물치료를 한다. 약물치료의 효과가 적거나 합병증이 발생하면 장 절제술 등 같은 수술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조기에 생물학 제제를 적극적으로 사용해 합병증 발생률을 낮추고 경과를 호전시키는 방향으로 치료 방침이 변화됐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