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국정원 수사 방해 의혹’ 장호중 지검장 소환

‘국가정보원 수사 방해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장호중(50·사법연수원 21기) 부산지검장을 29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검사)은 이날 오후 2013년 검찰의 ‘국정원 댓글 수사’를 방해하는데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는 장 지검장을 소환했다고 밝혔다. 검사장급 이상 현직검사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는 것은 지난해 넥슨에서 각종 특혜를 받은 혐의를 받던 진경준 전 검사장 이후 1년3개월 만이고 현직 지검장이 소환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 출석에 앞서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수사 방해 의혹 인정하느냐’, ‘현직 검사장 신분으로 조사를 받는 소감을 말해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조사에서 성실히 답하겠다”라고만 답하고 조사실로 향했다.


검찰은 장 지검장이 2013년 국정원 감찰실장, 법률보좌관, 파견 검사로 일하면서 변창훈(48·23기) 서울고검 검사, 이제영(43·30기) 의정부지검 부장검사 등 현직검사들과 함께 국정원 내부 ‘현안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검찰의 수사 방해를 주도하거나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또 당시 국정원이 검찰 압수수색 및 수사에 대비해 위장 심리전단 사무실과 가짜 업무서류 등을 마련해 심리전단 요원들에게 수사·재판에서 허위 진술·증언을 시킨 것으로 파악했다. 당시 TF 일원이었던 김진홍 전 심리전단장은 현재 구속된 상태다.

검찰은 조사 결과에 따라 장 지검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법무부는 수사가 진행되자 30일 자로 장 지검장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이 부장검사를 대전고검 검사로 전보하는 사실상의 대기발령 인사 조처를 했다.

/안현덕기자 alwa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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