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3대 메가뱅크 '감원 태풍' 분다

초저금리 장기화 탓 수익 '뚝'
업무 디지털화로 인력도 넘쳐
미즈호파이낸셜 등 3대 은행
3만여명분 업무량 감축 추진

일본 미쓰이 스미토모 은행 삿포로 지점/변재현 기자


일본 3대 메가뱅크인 미즈호파이낸셜·미쓰이스미토모·미쓰비시도쿄UFJ가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초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수익감소와 금융업무의 디지털 전환에 따른 인력과잉 문제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들 3대 은행이 총 3만2,000명분의 업무량 감축을 추진 중이라며 구조조정이 신규 채용 축소 및 대규모 해고 사태로 번질 수 있다고 29일 보도했다. 3만2,000명은 이들 은행 전체 인력의 약 3분의1에 해당한다.


미즈호파이낸셜그룹은 오는 2026년까지 현재 직원 수(6만 명)의 약 32%에 해당하는 1만9,000명분의 업무량을 줄일 계획이다. 본부에 인력이 남아돈다는 내부 비판을 받아들여 업무 자동화 분야를 확대하고 직원은 도시를 중심으로 재배치할 예정이다.
지난 5월 ‘그룹 경영체제 재구축 및 철저한 디지털 기술 활용’ 계획을 공표했던 미쓰비시도쿄UFG도 2023년까지 현재 고용인력의 30%인 9,500명의 업무량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상당수 지점을 ‘경량화 점포’로 지정해 근무인원을 대폭 줄이고 상주직원이 없는 무인점포도 늘릴 계획이다. 미쓰이스미토모파이낸셜그룹(FG)도 정보기술(IT) 도입을 확대해 2020년까지 4,000명분의 업무를 줄일 방침이다.

대형 은행들이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착수한 것은 일본은행(BOJ)의 마이너스금리 정책이 장기화하면서 은행 실적이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BOJ의 정책금리는 지난해 1월에 -0.1%로 인하돼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시중은행의 평균 대출금리는 8월 0.66%로 마이너스금리 도입 전보다 약 2%포인트 하락했다.

여기에 디지털 금융 기술이 도입되면서 오프라인 지점의 필요성이 줄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일본에서는 핀테크 발전으로 지난 10년 동안 시중은행 지점 직원 수가 40% 감소한 상태다. 여기에 인구감소까지 겹쳐 지방 지점의 수익률은 갈수록 악화하는 실정이다.

시중은행들이 구조조정에 들어가면서 3대 은행의 내년도 채용 내정자 수는 약 3,300명으로 6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3대 은행은 아직 희망퇴직 계획을 세우지 않았지만 신문은 “영업환경이 더 악화하면 대규모 희망퇴직 등 인력축소안을 다루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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