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카드론 기본금리도 손본다

금융당국, 대출금리 산정체계 점검
1%P 인하시 2,400억 이자 경감
카드업계 "수익성 악화 불보듯" 우려





금융당국이 카드론 연체금리 인하에 나선 데 이어 평균 13%가 넘는 카드론 기본금리 산정체계도 손보기로 했다. 이를 통해 금리가 1%포인트 내려갈 경우 2,400억원 안팎의 이자 부담이 경감되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본지 10월 27일자 10면 참조

2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주부터 카드사들이 카드론 대출금리를 투명하게 산정하고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현장점검에 나섰다. 올해 말까지 대출금리 산정·운영체계는 물론 신용카드 모집제도 등 카드회사의 영업 실태 전반에 대해 살필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현재 카드사의 대출금리가 불합리한 원가계상 등으로 과도하게 부풀려 책정되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대출금리를 정할 때 목표이익률에 반영된 영업마진을 조달원가나 자본원가에도 반영해 이중, 삼중으로 구성원가를 높게 책정한 경우가 있었다”면서 “기본금리 산정 기준을 명확하게 바로잡으면 1%포인트 안팎의 금리 인하 효과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드사 대출금리는 신용원가·업무원가·조달원가·자본원가·목표이익률 등의 요소로 나뉘어 산정된다.

이와 함께 조달원가의 경우 저금리 기조에 따라 최근 몇 년간 조달금리가 낮아진 만큼 대출금리 인하 여력이 충분하다고 금융당국은 평가하고 있다.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신한·삼성·국민·현대 등 주요 카드사들이 카드론 조달비용의 대부분을 1~2% 수준의 저리 회사채로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의 이자를 초과해 조달한 경우는 전무했다. 또 조달원가에 과거 상환된 차입비용까지 반영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대출금리에 대한 직접적인 개입 대신 점검을 통해 이 같은 산정체계를 합리화해 금리가 인하되는 효과가 나타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지난 17일 금감원 국감에서 최흥식 금감원장은 카드론 금리를 낮춰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수수료를 감독당국이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전업계 카드사의 카드론 평균금리는 13.2~15.4%로 4.9~6.9% 수준인 최저금리보다 훨씬 높다. 1%포인트만큼 평균 금리가 내려갈 경우 카드론 차주들은 총 2,440억원의 카드론 이자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올 6월 말 기준 카드론 대출잔액은 24조4,069억원에 이른다.

카드업계에서는 기본금리를 낮추는 정책까지 추진하면 수익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며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조달금리가 몇 년간 낮아지긴 했어도 최근 기준금리 인상이 시사되는 등 시장금리가 높아질 수 있어 다시 원상복귀할 가능성이 높다”며 “카드 가맹점 우대수수료 확대, 연체금리 인하 등 현재 나온 정책만으로도 업계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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