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는 3년 이상 계속된 대우조선의 환손실을 이해할 수 없다고 평가한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조선사들은 보통 수천억에서 조 단위의 수주를 하면 계약별로 국내외 대형은행을 통해 파생상품으로 헤지한다”며 “손실을 보면 은행을 바꿔서 보통 다음 해는 이를 상쇄하는데 대우조선은 아랑곳없이 손실이 계속됐다”고 설명했다.
놀라운 사실은 천문학적인 외화손실을 낸 금융기관이 핵심 채권단으로 대주주인 산업은행이라는 점이다.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실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2014년부터 올해 3·4분기까지 123억8,800만달러(13조8,745억원) 규모의 환헤지를 거래했다. 김종석 의원은 “산업은행은 전체 헤지 금액 가운데 80%가량의 손실 위험을 방어했다고 한다”며 “이는 20%는 돈을 잃었다고 실토한 셈”이라고 전했다. 산업은행이 대우조선의 분식회계도 막지 못한 데 이어 2014년과 2015년 대우조선의 당기순손실 8,540억원, 2조2,092억원의 10%에 해당하는 손해를 끼친 것이다.
이에 대해 대우조선은 외화손실이 혹독한 구조조정을 겪는 과정에서 생긴 불찰이라고 해명했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과거에 외환리스크 관리를 시중은행에 맡겼는데 공적자금을 받은 후 운영비 절감 차원에서 산은을 통해 환헤지를 했다”며 “재무구조 개선 과정에서 부족한 점과 부작용이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이 관계자는 “환헤지 매매조건은 대우조선이 정한 것으로 산은이 손해를 끼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구경우·김우보기자 bluesqua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