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자동차 업계와 사모투자펀드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005380)그룹은 최근 1차 협력사를 대상으로 세미나를 열어 M&A와 연구개발(R&D)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 현대차 1차 부품사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에서 ‘2, 3차 협력사를 인수해 마진 비용을 줄인다면 일정 물량을 맡길 수 있을 것’이라며 협조를 요청해왔다”고 밝혔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1차 협력사들이 인수전에 나설 경우 현대차그룹이 협력사 저리대출 제도를 통해 이를 지원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한국자동차협동조합에 따르면 현대차 1차 협력사는 350개로 이 중 24개는 현대차에만 납품하고 있다.
현대차는 현대모비스·현대위아 등 계열 부품사가 국내 2, 3차 부품사 인수에 나설 경우 ‘일감 몰아주기’로 비칠 수 있어 비계열 부품사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의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업체의 협업을 늘려야 하는 상황에서 기존 국내 부품업체 관련 비용을 줄여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M&A 대상 업종은 전선·사출성형 등 기술력은 낮지만 규모의 경제가 필요한 부품업종이 우선 거론된다. 임두빈 삼정KPM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재무적으로 보면 자동차부품 산업 중 차체부품은 영업이익을 벌어도 이자를 갚느라 경영 지속성이 낮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들 업체는 1차 협력사라도 자금 여력이 높지 않아 인수 추진이 어려운 상황이다.
오히려 만도(204320)·한온시스템(018880)·두올 등 비 현대차그룹의 중대형 업체가 발 빠르게 움직이는 양상이다. 만도는 자율주행차 활성화를 위한 초정밀지도 개발을 핵심 과제로 선정했고 한온시스템은 독일 보쉬와 말레가 중국에 설립한 자동차부품사 보쉬말레터보시스템스 인수 경합을 벌였다. 두올은 지난달 스웨덴 부품사 보르그스테나를 인수했다.
/임세원기자 wh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