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미국 로보어드바이저 상황, 마켓쉐어 발전 방향

로보어드바이저 ‘파봇’과 함께하는 ‘인공지능 금융 톡톡’



과거 자산관리, PB(프라이빗 뱅커) 서비스는 법인 또는 고액 자산가의 전유물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죠. 적은 월급이라도 자산을 불리고, 또 불린 자산을 잘 지키는 방법이 투자자들의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이런 흐름에 금융투자업계는 기존의 법인, 고액 자산가가 아닌 일반 대중을 타겟팅(Targeting)한 자산관리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그 중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을 기반한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고가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대체할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는 자산괸리 대중화의 핵심으로 꼽힙니다. 언제, 어디서든, 누구나 자산관리를 받을 수 있는 로보어드바이저는 개인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상품으로 다가가고 있죠.

한국은 이처럼 시스템이나 알고리즘을 통한 운용방식을 로보어드바이저라고 정의합니다.

반면 미국은 로보어드바이저를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자동화된 자산 배분 시스템이라고 보죠. 다시 말해 미국은 로보어드바이저를 두고 인공지능 떠올리기 보단 상장지수펀드(ETF, 주식시장에서 거래 가능한 상품)를 활용해 자산을 배분하는 서비스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미국 로보어드바이저 사업모델은 대체로 전용 프로그램을 통해 투자자 성향을 파악한 다음에 ETF로 구성된 최적화된 자산 배분 전략을 짜고, 이를 바탕으로 투자를 진행합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미국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들의 관리 자산 규모 1, 2위는 뱅가드(Vanguard)와 찰스슈왑(Charles Schwab)이 차지했습니다. 이들이 관리하는 로보어드바이저 자산규모는 각각 520억달러, 123억달러에 달하죠.

뱅가드와 찰스슈왑은 높은 브랜드 인지도와 넓은 고객층, 매력적인 보수율을 바탕으로 기존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들보다 7배에서 10배가 넘는 규모로 성장했습니다.

미국의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은 2008년 기존 대형 금융회사보다는 베터먼트(Betterment), 웰스프론트(Wealthfront) 등 기술력을 보유한 전문 스타트업의 등장으로 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은 기존 인터넷 자문업자와 달리 낮은 최소 투자한도와 자문보수를 제시해 기존 투자자문 및 자산관리 서비스 시장에서 소외 받던 소액투자자들을 집중적으로 공략했습니다.

베터먼트의 운용자산은 지난해 3월말 기준 5조원으로 계좌수는 14만3000개에 달합니다. 베터먼트는 수익률보다는 현대 포트폴리오 이론에 기반한 자산배분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특히 낮은 수수료가 특징입니다. 투자자금이 1만달러 이하인 경우 0.35%, 100달러 이상일 경우 0.15%에 불과하죠.

웰스프론트의 운용자산은 약 4조원으로 계좌수는 10만개입니다. 베터먼트와 달리 웰스프론트는 인덱스 펀드를 활용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글로벌주식, 채권, 원자재 등 11개 자산군에 투자합니다.


또 웰스프론트는 투자자들의 세금공제를 위한 ‘손실수확 전략’을 제공합니다. 특히 페이스북, 구글 등 실리콘밸리 기업 임직원의 자산관리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죠.

하지만 2015년 뱅가드와 찰스슈왑 등 기존 대형 금융투자회사들이 시장에 본격 진입하면서 과거 압도적인 1, 2위를 차지하고 있던 베터먼트, 웰스프론트 등은 후발 주자들에게 밀리며 3, 4위로 떨어졌습니다.

1, 2위 뱅가드와 찰스슈왑는 순수 로보어드바이저 기술과 전문 자문인력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2015년 5월 뱅가드가 출시한 ‘뱅가드 퍼스널 어드바이저 서비스’는 기본적인 자산배분을 알고리즘에서 자동으로 실행하지만 자문인력이 고객의 투자 목표와 재무상황 등에 맞게 포트폴리오를 미세 조정하는 등 지속적인 관리를 해줍니다.

고객은 홈페이지, 모바일앱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운용상황을 점검할 수 있고 언제든지 자문인력과 전화나 이메일, 화상채팅으로 상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투자금액이 50만 달러 이상인 고객에게는 전담 자문인력까지 배정해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보수율은 0.3%로 순수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같은 해 3월 찰스슈왑은 최소 가입 금액을 5000달러로 대폭 낮추고 별도의 보수 없이 증권매매 수수료만 선취하는 ‘슈왑 인텔리전트 포트폴리오’라는 파격적인 서비스를 선보였습니다.

뱅가드의 서비스와 달리 포트폴리오 구성이나 운용 과정에서 자문인력의 개입은 없지만 고객은 홈페이지나 전화, 이메일, 화상채팅으로 기본적인 상담을 할 수 있습니다.

찰스슈왑이 지난해 말 출시해 인기를 얻고 있는 ‘슈왑 인텔리전트 어드바이저리’는 자문인력의 관리 서비스가 포함된 하이브리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로 최소 가입금액은 2만5000달러, 보수율은 0.28% 수준입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자문인력 서비스에 대한 선호가 증가하고 순수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들의 신규고객 확보를 위한 비용부담 증가 등으로 향후 하이브리드 서비스 중심으로 시장 재편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도 기존의 자산관리전문가처럼 상담사와의 직접적인 대화를 통해 맞춤형 상담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죠.

한국의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은 AI를 기반한 투자 및 자산관리가 주를 이루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알고리즘 기술+자문인력서비스’이 결합된 하이브리스 서비스가 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파봇(FABOT)은 자산 배분 형태의 투자, 즉 포트폴리오 구성, 트레이딩, 리벨런싱이 자동으로 이루어지는 알고리즘으로 설계되어있습니다.

통계적, 수학적으로 풀이된 방식으로 리스크를 낮추고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게 설계된 로보어드바이저의 대표 주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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