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G-100] 새 옷 입은 국가대표들 "씽씽 달려보자!"

청·홍·백·애국가 모티브로 제작한 선수단복 공개
3연패 도전 이상화 "부담 없다"
최민정 "반칙 못하게 압승할 것"

평창올림픽·패럴림픽에 참가 예정인 선수들이 31일 태릉선수촌에서 열린 G-100 기념행사에서 선수단복을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권욱기자


잔치에 입고 갈 옷도 받았고 꿈을 펼칠 경기장도 거의 다 지어졌다. 평창올림픽을 손꼽아 기다려온 선수들의 얼굴에서는 감추기 힘든 설렘이 묻어나왔다.

저 멀리 그리스에서 성화 인수식이 열린 31일, 서울 노원구 태릉선수촌에서는 국가대표 선수들이 모여 역대 최고 성적을 향한 각오를 다졌다. 여자 스피드스케이팅의 이상화(28·스포츠토토)는 “(4년 전) 소치올림픽 때보다 부담이 덜 하다”며 ‘빙속여제’다운 자신감을 보였다. “올림픽 전에 경기(11월 월드컵 1·2차, 12월 3·4차 대회 등)가 많기 때문에 목표를 올림픽으로 잡고 그전 경기들을 통해 기록을 줄여나갈 것”이라는 설명. 그는 이번이 벌써 네 번째 올림픽이다. 지난 2010년 밴쿠버, 2014 소치 대회에서 500m를 연속 제패한 이상화는 내년 2월 세 번째 금메달마저 목에 걸면 동계올림픽 3연패를 이룬 첫 한국인으로 기록된다. 지난해 무릎과 종아리 등 부상 탓에 슬럼프를 겪기도 했지만 올림픽이 다가오자 약속이나 한 듯 기록이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 스타트와 마지막 곡선주로 스케이팅 기술을 끌어올리는 게 남은 기간 과제다.


여자 쇼트트랙의 최민정(19·성남시청)은 동계올림픽 한국 선수 사상 첫 4관왕까지 넘본다. 생애 첫 올림픽이지만 그동안 국제대회에서 쌓은 메달의 무게를 생각하면 걱정이 가신다. 여자 쇼트트랙에 걸린 4개 금메달(500·1,000·1,500m, 3,000m 계주)을 독식할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관건은 500m. 근력과 체격 조건 등에서 유럽에 밀리는 아시아 선수들에게는 한계 종목으로 여겨졌지만 최민정은 이 종목에서도 충분히 해볼 만한 기량을 보이고 있다. 최민정은 “첫 올림픽이고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라 여러 가지로 의미가 깊다”며 “최선을 다해 후회 없이 준비하는 게 제일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중국 선수들과 충돌이 있었을 때의 편파판정 등에 대비해 판정까지 갈 여지를 안 주면서 경기하려고 한다. 전술에 있어 변화를 줘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중국 대표팀의 ‘나쁜 손’은 악명이 높다. 10월 초 월드컵 2차 대회 여자 500m 준결선에서 최민정은 중국의 판커신에게 부딪혀 실격됐다. 판커신은 2월 삿포로아시안게임 때는 심석희의 무릎을 손으로 잡는 반칙을 범했다. 최민정은 순간 스피드를 높여 반칙성 플레이 자체가 통하지 않도록 중국 등 경쟁팀을 압도적으로 이기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우리나라의 평창올림픽 목표는 역대 최고인 종합 4위다. 금 8, 은 4, 동메달 8개를 따내면 4위는 충분할 것이라는 계산이다. 지금까지 최고 성적은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 기록한 종합 5위(금 6, 은 6, 동메달 2개)다.

이날 공개된 선수단복은 청·홍·백색 컬러와 ‘팀 코리아’ 서체를 디자인의 모티브로 활용, 영원아웃도어의 노스페이스가 제작했다. 개·폐막식용 롱다운 코트와 시상복 재킷, 다운재킷의 안감 프린트에 애국가 원문 가사를 새긴 것도 눈길을 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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