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송이 부친 살해사건' 피의자, 우발적 살인 가능성 제기

‘묵묵부답’ 피의자 허씨에 대에 프로파일러 투입할 듯
허 씨, 범행 일주일 전 대상 물색했으나 범행 직후 우왕좌왕해

윤송이 엔씨소프트 사장의 부친 살해 사건 피의자인 허모(41)씨가 지난달 29일 오후 수원지법 여주지원에서 예정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자 경기 여주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윤송이 엔씨소프트사장의 부친 살인 사건’의 피의자가 본래 강도를 계획했다가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1일 경기 양평경찰서는 이날 피의자 허모(41)씨 아버지의 묘소가 있는 전북 순창의 한 야산 일대에 대한 수색을 이틀째 진행한다. 전날 이곳에서는 범행도구로 쓰인 것으로 보이는 전체 길이 20㎝(날 길이 8㎝)의 과도와 포장을 뜯지 않은 밀가루가 비닐봉지에 든 채 발견됐다. 경찰은 이날 수색에서 허씨가 범행 당시 썼던 모자와 숨진 윤모(68)씨의 지갑 등 현장에서 사라진 피해자 물품을 찾고 사건과 연관 있는 다른 단서를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피의자 허씨에 대해서는 오전 중으로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면담을 진행할 방침이다. 경찰은 범행 동기 등에 대해 일부 진술을 하던 허씨가 지난달 28일부터 입을 굳게 다물자 면담과 조사를 병행하고 있다. 개인사 등에 대한 면담을 통해 심경 변화를 유도한 뒤 범행 동기 등으로 넘어갈 계획이다.

현재까지의 사실들을 종합하면 허씨는 애초 강도를 계획했을 뿐 살인은 예상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 조사결과 그는 지난달 21일부터 범행 직전까지 자신의 휴대전화로 ‘고급빌라’, ‘가스총’, ‘수갑’, ‘핸드폰 위치추적’ 등의 단어를 검색했다. 범행 직후에는 ‘살인’, ‘사건사고’ 등의 단어를 찾아봤다.

범행 일주일 전에는 용인지역 고급 주택가를 둘러보는 등 범행대상을 물색한 행적도 확인됐다. 하지만, 그는 범행을 저지른 뒤에는 숨진 윤씨의 벤츠 승용차를 몰고 인근 무인모텔 주차장과 하남 미사리 방면에 갔다가 돌아와 범행 현장 근처에 버려두는 등 우왕좌왕하는 듯 한 모습을 보였다. 허씨가 검거 직전 아버지의 묘소를 찾은 것도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 것 아니냐는 추론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전체적인 범행 경위에 대해서는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며 “확보한 증거 등을 통해 피의자의 입을 열게 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임우철 인턴기자 dncjf845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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