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메달/AFP연합뉴스
가상화폐 비트코인이 드디어 주류 금융시장에 진입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세계 최대 파생상품거래소인 미 시카고상품거래소(CME)그룹이 연내 비트코인 선물거래를 시작할 예정이며 감독당국의 승인이 임박했다고 10월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테리 더피 CME그룹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에서 “가상화폐 시장에 쏟아지는 고객들의 관심을 고려해 비트코인 선물계약을 도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비트코인 선물계약 도입은 은행들과 무역회사들이 변동성 높은 디지털화폐로 가격변동을 헤징할 수 길이 열리는 것을 의미한다. 개인투자자들 역시 선물계약으로 쉽게 비트코인 거래에 참여할 수 있는 만큼 디지털화폐가 선물계약을 통해 거래되는 금·원유 등과 같은 자산의 반열에 오르는 셈이다. WSJ는 CME의 이번 결정에 대해 “가상화폐가 주류 금융시장으로 진입하는 큰 걸음”이라고 평가했다. CNBC도 “비트코인 파생상품의 성장은 가상화폐가 더욱 인정받는 자산등급으로 발전하는 데 진일보를 이룬 것”이라고 전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CME 발표 후 급등했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6,400달러(약 715만8,000원)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올 들어 비트코인 상승폭은 550%에 달했다. 가상화폐 헤지펀드인 멀티코 캐피털의 카일 사마니 매니징파트너는 “금 파생상품 시장이 금 시장보다 훨씬 크다”며 “같은 일이 여기(비트코인 시장)서도 일어날 수 있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비트코인의 주류 금융시장 진입이 지난 2008년 금융위기의 주범으로 꼽혔던 부채담보부증권(CDO) 같은 병폐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테미스트레이딩의 조 살루치 대표는 “월가 혁신가들은 안에 뭐가 있는지 모르는 것을 포장한 뒤 파생상품이라는 라벨을 붙이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