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용 음향신호기 51곳 중 1곳만 제대로 설치…보행환경 열악

부산 연제구 내 횡단보도 51곳 중 단 1곳만 시각장애인용 음향신호기가 제대로 설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30곳은 부적합으로, 20곳은 아예 설치돼 있지 않았다.

1일 부산참여연대에 따르면 지난 9월 4일부터 8일간 연제구 내 횡단보도 51곳을 대상으로 시각장애인용 음향신호기 설치 여부를 조사한 결과 1곳만 합격점을 받았다.

20곳에는 아예 음향신호기가 부착돼 있지 않았으며, 음향신호기가 부착된 30곳도 점형 블록이 설치되지 않았거나 설치됐다 하더라도 부적절한 경우가 많았다.


구체적으로는 점형 블록 미설치 및 부적합 25곳, 음향신호기 고장 12곳, 장애물 10곳, 버튼 설치 높이 미달 4곳 등이었다.

부산참여연대는 이 같은 결과를 토대로 주요 도로가 자동차 이용 편의를 중심으로 설계·운용되다보니 사람이 다녀야 할 거리가 잘못된 시공, 방해물들로 인해 위험과 불편함에 심각하게 노출돼 있는데도 불구하고 부산시가 대책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정명화 부산참여연대 시민생활본부 팀장은 “조사결과에서 보듯이 미설치 장소에는 조속히 설치돼야 한다”며 “설치가 돼 있더라도 부적합하게 설치된 곳은 긴급히 시설을 개선해 시각장애인이 안전하게 보행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하고, 신설 또는 교체 시에는 인공지능형으로 교체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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