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의 원화채권 매수액은 4조4,503억원이다. 외국인은 지난 9월까지 북한의 핵 도발 위협과 글로벌 금리 인상 시그널 등으로 2조원 이상의 원화채권을 팔아치웠지만 10월 들어 매수세로 전환했다. 특히 외국인이 가장 많이 매수한 유형은 통안증권으로 약 3조5,549억원을 순매수했으며 국고채는 8,950억원을 순매수했다. 그밖에 회사채는 3억원을 순매수했으며 기타금융채를 9억원 매도했다.
채권전문가들은 외국인 투자가들의 복귀에 회의적인 반응이다. 외국인이 주로 만기가 짧은 국고채와 통안채를 매수하는 등 단기채 위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했기 때문이다. 외국인 순매수 매물 중 35% 이상은 국고채 3년물이고 통안채 중에서도 약 54%는 0.5~2년물 단기채로 나타났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연휴 직후 적극적인 재투자에 나서다 10월 마지막 주에 관망세로 돌아섰지만 단기채로 종목 교체는 지속됐다”며 “2년 이하 단기채는 1조원가량 순매수했으나 3~5년 이하를 1조2,000억원가량 순매도해 종목 교체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외국인의 급격한 자금 이탈 우려는 축소됐지만 원화채 듀레이션(보유기간투자)을 축소하며 리스크 관리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고 덧붙였다.
외국인의 단기물 위주 투자에 국고채 금리는 한 달간 고점을 경신하며 가파르게 상승하는 데 역할을 했다.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예고에 투자심리도 약화됐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연휴가 끝난 지난달 10일 국고채 금리는 1.938%였지만 지난달 26일 2.182%로 24.4bp(1bp=0.01%) 올라 고점을 다시 썼다. 채권 금리가 상승하면 채권 가격은 하락한다. 같은 기간 국고채 1년물은 1.554%에서 1.777%로 22.3bp 상승했으며 5년물과 10년물 금리도 큰 상승폭을 나타냈다. 여기에 CDS 프리미엄이 다른 아시아 신흥국은 대체로 안정적인 데 비해 한국만 70bp 내외에서 등락이 지속된 것도 채권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이재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북핵 리스크가 다소 회복됐지만 주식·외환 시장에 비해 채권 시장에서만 리스크가 여전히 반영돼 있다”며 “3·4분기 매도에 비해 매수 규모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며 국내 거시경제의 긴축적 전환과 증시 강세 등이 채권 시장에 여전히 불안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