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전일 대비 3.77%(3,100원) 오른 8만5,3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달 중순부터 시작된 하락세에 한때 8만원 아래로 내려갔던 주가가 최근 3거래일 동안 매섭게 오르며 8만5,000원선을 회복했다. 최근 3거래일 동안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SK하이닉스 주식 2,064억원, 782억원을 순매수하며 주가 오름세를 이끌었다.
SK하이닉스의 회복세는 최근 부정적 리포트로 주가 하락의 빌미를 제공한 CLSA의 발목잡기를 극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난달 17일 CLSA는 4·4분기를 기점으로 반도체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며 SK하이닉스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비중 축소’로 하향 조정했다. 당시 샌지브 라나 CLSA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지난해 2·4분기 이후 주가가 200% 이상 올라 과열됐다”며 “이제 반도체 상승 사이클이 거의 끝난 것으로 보이며 목표가 대비 상승 여력이 9%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CLSA의 보고서 충격에 SK하이닉스 주가는 7만6,500원까지 내려갔지만 3·4분기 영업이익 3조7,3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4% 급등한 호실적을 발표하는 등 안정적인 펀더멘털을 재확인하면서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SK하이닉스가 외국계 증권사의 부정적 리포트를 극복하고 주가 상승세를 기록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월에도 유럽계 투자은행(IB)인 UBS와 크레디트스위스(CS)가 매도 보고서를 발표해 외국인을 중심으로 자금이 갑자기 빠지면서 SK하이닉스 주가가 연일 5% 넘게 급락하기도 했다. 당시에도 글로벌 반도체 시장 고점 논란이 제기됐지만 이후 SK하이닉스는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갈아치우며 주가 고공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SK하이닉스 사례로 외국계 증권사 리포트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2월 당시 CS는 SK하이닉스 매도 의견 이유로 도시바 메모리사업부 인수 실패 시나리오를 들었지만 SK하이닉스는 베인 컨소시엄을 통한 지분 투자에 성공해 인수전에서 성과를 거두었다. 최근에는 미국계 IB 모건스탠리가 셀트리온에 현재 주가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목표주가 8만원을 제시하는 등 외국계 증권사 리포트에 대한 불신이 더해지는 상황이다. 모건스탠리의 리포트에 대해 국내 증권가에서는 공매도 물량을 대거 보유한 모건스탠리가 부정적 보고서로 주가 하락을 유도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