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수목원, 소나무재선충 옮기는 곤충의 천적 4종 확인

소나무재선충에 대한 생물학적 방제 희망 보여

산림청 국립수목원 산림곤충분류 연구팀은 지난 8월말 주로 중북부 지역에서 소나무재선충을 옮기는 ‘북방수염하늘소’의 애벌레를 공격하는 기생벌 4종을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소나무재선충병’은 크기 1㎜ 내외의 실 같은 소나무재선충이 소나무 조직안으로 침투한 후 수분의 흐름을 저해해 나무를 급속하게 죽이는 병으로 한번 감염되면 100% 말라죽는 무서운 병해충이다.

국립수목원은 국립산림과학원과 함께 지난해에 이어 소나무재선충을 옮기는 ‘북방수염하늘소’의 어린 애벌레 시기의 천적을 조사해 4종의 유충기생벌을 새롭게 확인했다.

이번에 발견된 북방수염하늘소의 기생천적은 ‘가시고치벌(Spathius verustus Chao)’, 미확인 고치벌 일종(Braconidae sp.), 미기록 금좀벌과 일종(Heydenia sp. cf. testacea), 그리고 개미침벌(Scelrodermus harmandi (Buysson)) 등 총 4종으로 모두 북방수염하늘소의 어린 애벌레(1-2령충)에 기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솔수염하늘소’ 애벌레에 기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던 ‘가시고치벌’은 ‘북방수염하늘소’ 애벌레에도 기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매우 높은 야외기생율(최대 59%)을 보여 생물학적 방제원으로써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됐다. 이번에도 야외 조사 결과, 확인된 기생천적 중에서 ‘가시고치벌’이 가장 많이 발견되었다.

미확인 ‘고치벌 일종’은 5월말부터 북방수염하늘소의 애벌레에 기생함이 확인됐디만 6월 초순 이후부터는 ‘가시고치벌’이 점점 더 많이 나오는 양상을 보였다.

‘개미침벌’의 경우, 2006년에 국립산림과학원에서 소나무재선충 매개충의 기생천적으로 발굴해 활용 연구까지 시도된 바 있다. 개미침벌의 실내사육기술 개발에는 성공했으나 숙주곤충 종류가 광범위해 기생효율이 높지 않기 때문에 현재 활용되고 있지는 않다.

‘금좀벌과 일종’은 야외기생율은 매우 낮게 나왔으나 나무에 구멍을 뚫는 다양한 딱정벌레류 해충의 애벌레에 기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금좀벌 일종은 이번 연구로 한국에 처음 알려지는 기생벌이기도 하다.

국립수목원 곤충연구실 김일권 박사는 “보다 다양한 기생천적이 매개충의 애벌레를 공격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특히 ‘가시고치벌’은 소나무재선충을 옮기는 솔수염하늘소와 북방수염하늘소, 2종 모두에 기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가시고치벌’ 한 종만으로도 두 종류의 매개충의 밀도를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어느 정도 조절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대전=박희윤기자 h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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