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게임업체 서버와 홈페이지를 디도스(DDoS·분산 서비스 거부) 공격한 겁없는 10대 해커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디도스 공격이란 다수의 ‘좀비PC’로 특정 홈페이지·서버에 무차별 접속해 과부하를 유도, 공격대상을 마비시키는 것을 말한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업무방해·정보통신망이용촉진등에관한법률 위반 등 혐의로 고등학생 A(18)군과 중학생 B(13)군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악성 프로그램을 유포해 ‘좀비PC’를 양산한 뒤 올해 6월 12∼29일 한 게임업체에 디도스 공격을 감행, 홈페이지와 서버를 3차례 다운시켜 게임 운영을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디도스 공격을 받은 게임 업체는 약 1,800만원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조사결과 이들은 평소 해킹에 관심이 많았고, 해외 모바일 단체 채팅방에서 서로 알게 됐다. 이들은 게임업체에서 A군이 다른 이용자의 아이디를 해킹했다는 이유로 게임 접속을 금지한 데 앙심을 품고 디도스 공격을 감행했다. B군은 온라인 카페, 블로그 등에 악성코드를 게임 패치라고 속여 올렸다. 이를 다운 받은 이용자의 컴퓨터는 악성코드에 감염됐다. B군은 악성코드에 감염된 컴퓨터를 원격조정해 키로그(키보드로 타이핑된 글자를 모두 전송받는 프로그램) 파일과 사진 등을 빼냈다. 경찰이 B군의 컴퓨터를 압수수색해 훔친 키로그 파일 84개, 피해자 얼굴이 담긴 사진 57장, 다른 컴퓨터 화면 캡쳐 사진 67장, 악성 프로그램 50개를 확보했다. 경찰은 A를 기소 의견으로, 14세 미만 미성년자인 B는 소년부 송치할 방침이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