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사장단 인사-정현호 사장은]51세에 미전실 팀장 파격 발탁…인사·재무 핵심 요직 거쳐

그룹 최초 미전실 2개 팀장 역임
"집요할 정도 강한 추진력" 평가



삼성전자가 2일 신설한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팀의 중책인 팀장을 맡으며 경영에 복귀한 정현호(사진) 전 미래전략실 인사지원팀장은 이재용 부회장 측근 중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재무통’으로 꼽히지만 사업부 경영과 감사·인사 등 주요 업무를 모두 거친 핵심인재다. 올 초 미전실 해체 때 보직 팀장들이 모두 물러나면서 함께 사퇴했지만 이번 인사로 9개월여 만에 복귀하게 됐다. 당시 물러난 미전실 팀장들 가운데 유일하다. 재계 관계자는 “미전실 해체 당시 물러났던 팀장이 1년도 안 돼 복귀한다는 데 대해 삼성이 느낄 수 있는 여론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정 사장을 복귀시킨 것은 그만큼 정 사장의 역할이 필요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덕수상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정 사장은 집요할 정도로 추진력이 강하다는 평을 받는 전형적인 워커홀릭형 경영자다. 정 사장은 지난 1983년 삼성전자 국제금융과로 입사해 그룹 전략기획실 등 주요 조직을 두루 거쳤다. 삼성 미전실에서 2개 팀의 팀장을 역임한 유일한 인물이기도 하다. 경영진단팀과 인사지원팀을 잇따라 맡아 성공적으로 업무를 수행했다.

재무통이기는 하지만 카메라·캠코더 사업을 총괄했던 디지털이미징사업부장을 지내는 등 사업부 경영 능력도 인정받았다. 이건희 회장 시절 51세의 젊은 나이에도 미전실 경영진단팀장으로 전격 발탁돼 영전한 것도 디지털이미징사업부장 때다. 당시는 삼성테크윈(현 한화테크윈) 등 일부 계열사들의 비위 문제가 불거져 인적 쇄신이 요구되던 엄중한 시기였다. 삼성 내부에서 “재무 전문가이면서 경영 능력까지 모두 갖췄고 오너의 절대적인 신임도 받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이처럼 이 부회장 ‘복심’으로 통하는 정 사장은 최고경영자(CEO) 직속인 사업지원 TF를 이끌며 전자 계열사들의 공통된 이슈를 조율하게 된다. 공식 직함은 ‘CEO 보좌역’이지만 삼성 안팎에서는 정 사장이 사실상 계열사 간 조율을 전권을 갖고 총괄할 것으로 본다. 삼성 관계자는 “신사업 전략과 투자·협업을 통한 시너지 창출과 같이 전자 계열사들이 조율해야 할 공통된 사안에 대해 의논하는 조직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은 과거 전략기획실이 해체되면서 그룹 컨트롤타워가 사라지자 투자조정위원회를 설치해 계열사들의 사업전략을 조율했던 경험이 있다. 당시에는 주요 계열사 CEO들이 직접 참여했다.

장 사장이 이끄는 사업지원 TF에는 과거 미전실에서 근무했던 핵심임원들이 포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임원들 10~20명이 TF의 중심을 잡고 사안이 발생했을 때 계열사 인력들이 TF로 파견, 운영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전실이 해체되면서 그룹 전체를 움직였던 키맨들이 전자 등 주요 계열사 곳곳에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삼성 관계자는 “금융 등 다른 계열사들은 사업지원 TF의 업무 영역이 아니다”라면서 “전자 계열사들과의 업무 조율만 담당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사실상 전자 계열사들의 ‘미니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정 사장에게 막강한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 정현호 사장 프로필

△1960년생


△덕수상고, 연세대 경영학 학사, 하버드대 MBA

△1983년 삼성전자 국제금융과 입사

△2003년 삼성 전략기획실 전략지원팀 임원

△2010년 삼성전자 디지털이미징 사업부장

△2011년 삼성 미래전략실 경영진단팀장 및 인사지원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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