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박수위 최고조로” 트럼프-아베 북핵 찰떡공조

트럼프 "전략적 인내 끝...北 도발 방관 않을 것"
아베 北 개인·단체 35곳 재산 동결..."대화를 위한 대화 의미 없어"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6일 도쿄 모토아카사카에 있는 영빈관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도쿄=AP연합뉴스


6일 미일 정상회담에서 무역갈등이 불거진 것과 달리 북핵 문제를 놓고는 양국 정상이 한목소리를 냈다. 지극정성의 환대에도 불구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통상 압박을 막지 못해 체면을 구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외교·안보 이슈에서 양국이 완전한 의견 일치를 보이고 있음을 거듭 강조하며 공고한 미일동맹을 과시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이날 도쿄 모토아카사카 영빈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미일 양국이 북핵 문제 해결을 주도하고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며 이번 정상회담 최대 의제로 꼽히던 북핵 문제와 관련해 양국이 압박 수위를 최대한 끌어올리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이 시민사회와 국제 평화 및 안정에 위협을 가하면서 간과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전략적 인내의 시대는 끝났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북한의 도발을 방관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하고 자유로운 나라가 독재자와의 대결에서 승리한다는 사실은 지난 역사에서 여러 차례 입증됐다”고 덧붙였다.


아베 총리도 일본이 북한의 개인·단체 35곳에 대해 자산을 동결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히면서 “대화를 위한 대화는 전혀 의미가 없다. 지금은 최대한의 대북 압박을 가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아베 총리는 북핵 시설 타격을 위한 군사적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미 국방부의 견해를 놓고 미 정치권과 국제사회의 논란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모든 대북 정책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며 힘을 실어줬다. 그는 “일본은 모든 옵션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일관되게 지지하고 있다”며 “지난 이틀간의 만남에서 양국이 100% 함께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두 정상은 대북 압박을 위한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도 주문했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대북 압박을 강화하고 있는 점을 환영하는 입장”이라며 “이번 회담에서 중국이 보다 큰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문제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기자회견에서는 이와 관련된 직접적인 언급은 나오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에 입국하기 전 전용기에서 기자들에게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 여부도 곧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양국은 또 일본인 납북자 문제 해결에 적극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아베 총리는 정상회담에 앞서 납북자 가족을 만난 트럼프 내외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면서 “모든 납치 피해자 가족이 가족들을 맞이할 날까지 우리의 임무는 끝나지 않는다”며 “양국은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해 협력할 것을 다짐했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이어 “지난 1년을 돌이켜보면 두 정상이 지금처럼 깊은 인연으로 발전한 적이 없었다”며 “미일동맹의 공고한 유대관계를 세계에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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