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터리] 똑똑한 도시 '스마트시티'

김도년 성균관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IBM·시스코·지멘스·구글 같은 세계적 기업들이 ‘스마트시티’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첨단 정보통신기술(ICT)과 콘텐츠의 소비처가 바로 도시이기 때문이다. 미래의 삶을 결정하는 플랫폼인 스마트시티는 미래의 핵심 사업 분야로 세계적 기업들뿐 아니라 주요 선진국 간에도 선점 경쟁이 치열하다. 스마트시티 시장의 규모가 앞으로 15년 안에 31조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는데다 주요 선진국들은 이미 산업혁명을 기반으로 20세기 초 근대도시(modernism city) 모델을 선점해 경제적 매력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도시 모델의 선점은 일자리와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산업 연관 효과를 높임으로써 국가 경제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또 아시아권의 급격한 도시화에 따른 방대한 시장도 기대된다.

스마트시티는 말 그대로 ‘똑똑한 도시’다. 역사에서는 도시 문제와 시민들의 새로운 수요를 해결하기 위해 당시의 첨단기술을 활용한 똑똑한 도시들이 세계 문명과 문화를 주도해왔다. 앞으로 똑똑한 도시, 스마트시티가 더욱 중요한 것은 더 적은 자원으로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어야 하고 더 적은 공간에서 더 다양하고 좋은 활동이 일어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많은 국가와 도시·기업들이 스마트시티에서 가장 경쟁력 높은 국가로 대한민국을 꼽는다. 도시화 경험, 건설 산업의 역량, 세계적 수준의 ICT 산업뿐 아니라 다양한 실현 사례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난지도 쓰레기 매립지를 첨단 산업과 새로운 도시문화의 발신지로 변모시킨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 세종시가 대표적 사례다.

스마트시티는 첨단기술을 매개로 한 여러 분야 간의 융합이 특징이다. 기반시설과 기술, 다양한 부문의 융합을 지원해 새로운 수요에 대응하는 도시생태계를 구축하는 방식이어야 한다. 그러나 기존의 ‘U-시티’ 방식은 공급자 위주의 대규모 신도시 개발과 대형 사업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이제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 첫째, 스마트시티의 개념은 작은 규모의 단지뿐 아니라 도시재생·교통시설·행정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스마트시티는 현재 우리가 보유한 기술을 통합해 적용하는 것이라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셋째, 스마트시티의 핵심가치는 우리가 사는 이 시대가 지향하는 환경·사회·경제적 발전을 목표로 첨단기술을 활용해 각 도시에 적합한 건강한 성장을 실현해가는 데 있다. 마지막으로 스마트시티는 첨단 지식산업의 집적이자 인프라이고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를 보다 좋은 도시로 가꿔가는 과정이다.

스마트시티는 대한민국이 미래도시를 선도할 기회다. 우리의 경험과 기술에 인식의 전환이 융합되면 기후 변화와 도시화라는 세계적 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인류의 미래를 위해 한 차원 높은 가치를 창조할 수 있는 플랫폼을 먼저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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