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근육이든 쥐가 날 위험성은 있다. 특히 발이나 종아리처럼 척수로부터 멀리 떨어진 근육일수록 그럴 위험성은 더 커진다. 척수와 발가락을 연결하는 길고 가냘픈 신경세포들은 손상을 잘 입기 때문이다. 신경 손상의 위험성은 나이가 들수록 높아져 신경손상 환자의 대부분도 노인들이다.
어쨌든 신경세포가 손상돼 고장을 일으키기 시작하면 비정상적 전기신호를 내보낼 확률이 높아지고 이것이 흔히 말하는 쥐, 전문 용어로는 원치 않는 국소성 근육경련을 일으킨다.
물론 장딴지에 나는 쥐와 마찬가지로 발가락 경련의 원인이 노화만은 아니다. 그리고 이미 워낙 잘 알려진 것이기는 하지만 다리를 하늘로 치켜 올리고 발가락을 뒤로 젖히는 등 효과가 있는 치료법도 몇 가지 발견돼 있다.
미국 스탠포드대학의 신경학자 위엔 소 박사에 따르면 의료계는 오래전부터 쥐가 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다. 가장 오래된 것은 말라리아 치료제인 ‘퀴닌(quinine)’을 먹는 것이다. 이 알약을 취침 전에 복용하면 수면 중 발가락이 꺾이는 듯한 고통에 잠에서 깨는 사태를 다소 막을 수 있다.
다만 미 식품의약국(FDA)는 이를 권장하지 않는다. 아주 드물지만 매우 위험한 부작용인 혈소판 감소증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 비타민 B, 마그네슘 제제를 복용하면 좋다는 얘기도 떠도는데 소 박사는 효용성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사실 쥐가 나는 것을 막기 위해 의사들이 가장 많이 처방하는 것은 약물이 아니다. 운동이나 취침 전에 스트레칭을 해서 긴장된 근육들을 이완시킬 것을 권한다. 얼마나 효과가 있냐고? 소 박사는 그 질문은 또 다른 문제라고 말한다.
“취침 전에 스트레칭을 하면 정말 밤에 쥐가 날 확률이 적어질까요? 이것 역시 증명된 방법은 아닌 것 같네요.”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