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회연설을 하루 앞둔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작업자들이 국회 벽면에 걸 한국과 미국 양국 국기를 국회 본관에 붙이고 있다.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하루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1,110~1,111원대로 떨어졌다. 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2원50전 내린 1,112원50전에 거래를 시작한 뒤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장 초반 한때 3개월 만에 연저점(1,110.5원·7월27일)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원달러 환율은 이후 저가매수와 외환당국의 미세조정으로 추정되는 물량 유입에 낙폭을 조금 되돌려 오전 10시20분 현재 1,111원50전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원화 강세 재료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원달러환율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일단 한국 경제의 기초여건에 대한 낙관론이 강한데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험선호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원화자산 투자심리도 좋다. 6일(현지시간) 국제유가는 2년5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고 뉴욕증시 3대 지수도 또 한 번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날부터 시작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도 시장에서는 원화 강세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달러는 6일(현지시간) 주요 통화 대비 약세로 돌아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3인자인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조기사임 의사를 표명하면서 연준의 통화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경계 때문이다. 더들리 연은 총재의 사임으로 의장과 부의장에 이어 미 연준 지도부가 모두 교체되게 됐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가파른 원화 강세를 두고 정부가 ‘외환시장에 인위적인 개입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결과라고 보기도 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나라의 대미무역 흑자에 대한 불만을 지속적으로 나타내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원화 강세를 용인하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의도도 있었다는 얘기다. 원달러 환율의 하락세가 가팔라지자 지난 7일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결국 구두개입성 발언을 내놓긴 했지만, 이것도 당초 시장의 예상보다는 조금 늦은 시점이었다.
한 시장 참가자는 “시장에서는 지난주 1,115원대에서 당국의 미세조정 경계가 심해질 것으로 생각했지만 별다른 저항 없이 1,110원대 초반까지 내려왔다”며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시비, 트럼프 대통령 방한 등의 부담이 있는 상황에서 당국도 개입을 최소화할 유인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전 거래일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던 원엔 환율은 이날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원엔 환율(하나은행 기준)은 오전 10시 36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96전 오른 976.42원에 거래되고 있다. 글로벌 달러 약세에 따라 전 거래일 뉴욕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이 113엔대로 떨어지면서 원엔 환율도 이날 소폭 하락 출발했다.
/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