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건강상식] 탈모로 고민하는 축구선수 많은 이유는

자외선·육류위주 식단·스트레스가 원인

스페인 프리메라리그 레알 마드리드의 지네딘 지단 감독과 영국 프리미어리그 에버턴의 공격수 웨인 루니는 뛰어난 축구 실력 못지않게 탈모로 주목받았다. 지단은 선수 시절 머리의 테두리만 남은 모습으로 팬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스스로도 자신의 머리가 중세 수도승의 머리처럼 보여 콤플렉스를 느낀다고 밝힌 적이 있다. 루니 역시 탈모 때문에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25세부터 탈모가 진행돼 다양한 치료를 받았지만 개선되지 않자 수천만원을 들여 모발 이식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 다시 머리가 얇아지고 빠졌다. 도박과 음주운전에 바람까지 핀 정황이 드러나 아내로부터 이혼 요구를 받는 등 극심한 스트레스가 주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단과 루니 말고도 탈모로 고생하는 축구선수들은 많다. 실외에서 강한 자외선을 맞으며 운동을 하기 때문이다. 두피가 강한 자외선에 노출되면 모근이 건조해지고 염증이 증가해 탈모가 촉진된다. 모발의 단백질(케라틴)층이 손상되고 머리카락이 가늘어져 결국 탈모를 불러오기도 한다. 최광호 초이스피부과 대표원장은 “선수들이 흘리는 땀이 피지·각질과 뒤섞이면 두피의 모공을 막는 경우가 많은데다 땀이 증발하면 모발이 건조해져 모근이 약해진다”며 “이런 상태가 장기간 반복되면 탈모가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선수들이 영양보충을 위해 섭취하는 보양식이나 육류 위주의 식단도 두피의 혈액순환을 나쁘게 해 탈모에 일조한다. 과도한 동물성 지방 섭취로 혈중 콜레스테롤이 증가하면 모근의 영양공급이 악화되기 때문이다. 승리에 대한 스트레스도 탈모의 원인으로 꼽힌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자율신경과 교감신경을 자극하는 아드레날린이 분비된다. 아드레날린이 혈액순환을 방해하면 두피를 긴장시키고 모근에 영양공급이 잘 이뤄지지 않아 탈모를 부추긴다.

축구선수뿐 아니라 야외 스포츠·레포츠를 즐기는 이들이 어떻게 하면 탈모를 예방할 수 있을까. 우선 자외선이 머리카락에 직접 닿는 것을 막기 위해 에센스를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 동물성 기름이 많은 음식의 섭취를 줄이고 다시마·미역 등 해조류와 파슬리·시금치 등 야채류를 자주 먹는 게 좋다. 모발 건강을 돕고 탄력을 주는 요오드와 미네랄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경기나 운동이 끝난 뒤에는 충분한 휴식과 수면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해주면 과도한 아드레날린 분비도 줄일 수 있다.

탈모가 이미 나타난 경우라면 조기에 치료를 받는 게 좋다. 최 대표원장은 “탈모 초기일 때 ‘프로페시아’를 복용하면 가는 모발을 굵게 만들어주고 탈모 진행을 늦춰준다”며 “하지만 탈모가 심하거나 모낭이 이미 죽은 경우에는 별다른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지단처럼 이미 심하게 진행된 탈모라면 모발 이식술을 받는 게 도움이 된다. 뒷머리에서 채취한 모낭을 모발이 비어 있는 앞머리나 정수리 부위에 옮겨 심는 방식이다. 모발을 이식했다고 약을 끊으면 이식한 주변에서 탈모가 진행될 수 있다.
/임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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