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 계열사들이 매년 임대료로 지불하는 금액이 2,000억원 정도 됩니다. 우선은 계열사들이 임차하는 사옥 중에 안정적인 수익률을 제공할 수 있는 자산들을 편입한 리츠 상품을 만들어 건물주에 내는 임대료를 고객들에게 돌려주려고 합니다.”
남궁훈(사진) 신한리츠운용 초대 대표는 최근 서울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리츠 자산관리회사(AMC) 설립 취지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지난달 출범한 신한리츠운용은 신한지주의 13번째 계열사로 공모형 부동산금융 상품 출시를 위해 설립됐다.
남궁 대표는 “최근 저금리 시대에 빠지면서 마땅히 팔 상품이 없어 그동안 신한금융그룹에서 부족했던 부동산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중위험·중금리 상품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며 “지주 내 계열사들의 부동산 투자 전문가들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2년 동안 미국·일본 등 해외 리츠 시장을 연구한 결과 국내에서도 리츠 상품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제 시작 단계인 만큼 초기에는 신한지주 계열사들이 임차하는 안정적인 오피스빌딩으로 구성된 다물 리츠를 대상으로 공모하고 점차 역량을 키워 외부 우량 자산을 편입해가면서 규모를 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한리츠운용은 첫 공모 리츠 상품을 이르면 내년 1월 말이나 2월 초에 출시할 계획이다.
사실 국내에서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리츠 공모 상품을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기관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사모 리츠에 비해 품이 많이 들고 절차도 까다롭다. 미국과 달리 상장을 통한 대규모 자본 조달을 할 수 있는 이점이 있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상장 시에는 주가 등락에 따라 투자자들로부터 쏟아지는 각종 민원과 불평을 감내해야 한다. 이러한 여러 악조건들을 감안하면 공모 상장형 리츠 상품 출시는 단순히 의지만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업계에서 신한리츠운용의 공모 상품 출시 성공 가능성을 높게 보는 것은 신한리츠운용의 경우 증권과 은행 등 판매채널은 물론 계열사들을 통해 부동산 상품에 대한 투자, 임대차까지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남궁 대표도 계열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리츠 상품을 키워나가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신한리츠운용은 향후 신한은행·신한금융투자·신한생명·신한캐피탈 등이 참여하는 글로벌투자금융(GIB) 및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신한프라이빗에쿼티(PE) 등과의 협업을 통해 리츠에 편입할 수 있는 우량 자산들을 확보할 계획이다.
남궁 대표는 “GIB는 신한리츠운용이 초기에 투자하기 어려운 개발 사업이나 실물 자산에 투자할 수 있으며 신한BNP파리바운용과 신한PE 등은 앞으로 사모 부동산 펀드에 주력할 계획”이라며 “이들이 투자하거나 운용하는 부동산 중에서 안정적인 배당수익률이 나오는 우량 자산들을 신한리츠운용이 설립하는 리츠에 매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