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협상 대표 마주 앉아…정의선·최태원 같은 테이블에

■만찬 참석자는
김승연·윤부근 등 재계인사 이어
정치권·문화계서도 대거 참석
文 옆엔 정세균·이낙연 등 배석
트럼프는 쿠슈너·틸러슨과 동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과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내외를 맞아 청와대 영빈관에서 마련한 국빈만찬장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명운을 놓고 최전선에서 협상을 벌여온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재차 마주 앉았다. 또 이들과 같은 테이블에는 양국 통상 이슈가 경영 현안과 직결돼 있는 현대차그룹의 정의선 부회장과 SK그룹의 최태원 회장이 자리해 눈길을 끌었다. 국빈만찬장이 통상 관련 민관 관계자들이 직접 눈을 맞추고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가 된 셈이다.


이날 만찬 참석 인원은 총 122명으로 우리 측 70명, 미국 측 52명에 달했다. 재계와 정치권·문화계 저명인사들이 총출동했다. 재계에서는 정 부회장과 최 회장을 비롯해 박용만 대한상의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유진 풍산그룹 회장,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 한무겸 효림그룹 회장, 윤부근 삼정전자 부회장, 구본준 LG그룹 부회장 등이 한국 기업인들을 대표해 만찬에 초청 받았다. 재계 참석자가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미국과 개별 인연이 있는 기업인들이 미국 측 인사들과 동석했다. 류진 풍산그룹 회장은 지난 5월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에 파견한 특사단에 기업인으로는 유일하게 포함된 데 이어 이날 만찬에도 참석했다. 류 회장은 오랫동안 그룹의 핵심 사업군인 방위산업을 키우는 과정에서 미국 고위직, 특히 공화당 인사들과 두터운 친분을 쌓은 덕분에 한미 메신저로서 청와대의 낙점을 받았다. 또 삼성전자에서는 최근 승진한 윤부근 부회장이 청와대를 찾아 류 회장과 같은 테이블에 앉았다. 승진 후 첫 공식 일정으로 청와대를 찾은 윤 부회장은 6월 미국 현지 가전 공장 설립을 결정하면서 우리 기업 중 처음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물’을 안긴 바 있다. 삼성전자의 미국 가전 공장 투자 규모는 3억8,000만달러(약 4,300억원) 수준으로 이르면 내년 초 가동할 계획이다. 하지만 윤 부회장은 이 같은 현지 투자 결정에도 한편으로는 미국의 세탁기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문재인·트럼프 대통령 내외가 앉은 헤드테이블에는 3부 요인인 정세균 국회의장, 김명숙 대법원장, 이낙연 국무총리와 더불어 정부의 강경화 외교부 장관, 조윤제 주미대사가 배석했다. 미국 측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이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마크 내퍼 주한미국대사 대리와 동석했다. 백악관의 실질적인 퍼스트레이디로 평가 받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고문이 빠진 방한 국빈만찬 자리를 대통령 부인 멜라니 여사와 쿠슈너 선임고문이 메우며 정치적 위상을 부각시킨 기회가 됐다. 정치권에서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현 정부 들어 처음으로 청와대를 찾아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정경두 합참의장, 홍석현 한반도포럼 이사장과 동석했다. 한편 문화계에서는 한국 패션모델의 국제 무대 개척에 공헌한 모델 한혜진씨, 한국 영화계 간판 주자 중 한 명인 이창동 감독, 칸 영화제에서 한국 최초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배우 전도연씨 등이 만찬을 함께했다. /민병권·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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