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사법시험' 55명 최종 합격…70년 역사 마침표

3차 응시자 전원 통과…존폐 논란은 여전히 진행중
법조인 2만766명 배출…성공신화 영광 속 ’고시 낭인‘ 문제 남겨

사법시험이 제 59회 사법시험을 마지막으로 70년 역사에 마침표를 찍었다. /연합뉴스


사법시험이 55명의 ’마지막 합격자‘를 남기고 70년 역사에 마침표를 찍었다. 1947∼1949년 3년간 시행된 조선변호사시험을 시초로 법조인 양성의 통로 역할을 해 온 사시는 사법시험 폐지를 규정한 변호사시험법에 따라 올해를 끝으로 70년간의 임무를 마치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법무부에 따르면 1963년 제1회 사법시험이 치러진 이래 올해까지 총 2만 766명의 법조인이 사법시험으로 배출됐다.

법무부는 제59회 사법시험 최종합격자 55명의 명단을 7일 발표했다. 지난해 1차시험 합격자 중 2차시험에 불합격한 인원으로 올해 치러진 2∼3차 시험 결과 186명 중 55명이 최종 관문을 통과했다. 올해 3차 시험에서 불합격한 사람은 없었다.

단국대학교를 졸업한 이혜경(37·여)씨가 ’마지막 최고득점자‘로, 서울대학교에 재학 중인 이승우(20)씨가 ’마지막 최연소 합격자로 각각 사법시험 역사의 합격자 명단에 올랐다. 한양대학교를 졸업한 박종현(45)씨가 최고령 합격자로 기록됐다.


올해 합격생의 성비는 남자가 54.55%(30명), 여자가 45.45%(25명)이었다. 합격자의 평균 연령은 33.36세로 지난해의 31.82세보다 1.5세가량 늘어났다. 2013년 합격자의 평균연령이 28.44세였던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사법시험이 폐지 수순에 접어들면서 상대적으로 젊은 응시생들이 로스쿨을 선택함에 따라 평균 연령이 증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연령대별 구성비도 35세 이상이 36.37%로 지난해의 21.10%에서 크게 증가했고, 30∼34세도 47.27%로 지난해(43.12%)보다 늘었다. 반대로 25∼29세는 9.09%로 지난해의 31.19%에서 대폭 줄었다. 2013년의 경우에는 25∼29세가 전체 합격자의 49.35%를 차지했고, 30∼34세가 27.12%, 35세 이상이 8.82%였으나 4년 사이에 역전됐다.

합격자 중 고졸 이하는 없었고 대졸 이상이 45명(81.82%), 대학 재학·중퇴가 10명(18.18%)이었다. 대졸 이상 합격자 비율은 지난해(77.98%)보다 소폭 늘었다. 법학 비전공 합격자는 전체의 25.45%(14명)로 지난해(22.02%)보다 비중이 소폭 늘었다.

대학별 합격자는 서울대가 13명으로 가장 많았고 고려대·한양대(각 7명), 성균관대·이화여대(각 5명), 연세대(4명), 서강대(2명)가 뒤를 이었다. 총 19개 대학이 1명 이상의 합격자를 배출했다.

사시는 고도발전기 한국 사회의 ‘성공 신화’를 탄생시킨 장이었지만, ‘고시 낭인’을 쏟아내 사회적 비용을 키운다는 문제를 안고 있었다. 또 국민의 법률서비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변호사 수를 늘려야 한다는 문제의식에 따른 사법제도 개혁 논의가 시작되면서 사시는 미국식 로스쿨 제도에 역할을 넘기게 됐다. 다만 로스쿨 체제에 대해서도 부유층이나 권력층 자녀들에게 기회의 문이 편중된다는 지적이 제기돼 사시 폐지를 둘러싼 논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손샛별인턴기자 set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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